기다리다 지쳐서…KT, 노키아 5G 대신 삼성으로

입력 2019.04.26 06:00

5G 기지국 건설을 위해 기다리다 지친 KT가 결국 칼을 빼들었다.

KT는 노키아에서 공급받을 예정이던 5G 기지국 장비 중 일부를 삼성전자 장비로 대체했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도 노키아의 장비 공급 지연과 성능 저하 이슈로 5G 기지국 구축에 차질을 빚자 타사 장비로 대체하는 것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KT 한 관계자는 "원활한 5G 장비 수급이 안되는 노키아를 대신해 삼성전자의 5G 장비를 공급 받아 기지국을 구축 중이다"라고 밝혔다.

. / KT 제공
KT가 25일 공개한 ‘5G 커버리지맵 2.0’에 따르면 실제 개통 후 KT가 고객에게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지국은 24일 기준 3만348개다. 이중 삼성전자의 기지국은 2만7105개로 전체의 90%가 넘는다. 노키아 기지국은 1213개에 불과하다.

KT는 ▲충청 ▲전라 ▲제주 지역 LTE 기지국으로 노키아 제품을 썼다. 장비간 호환성 때문에 해당 지역에 노키아의 5G 기지국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키아 기지국의 공급이 늦춰지고 있는 점과 성능 관련 이슈로 노키아 대신 삼성전자와 5G 장비 추가 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 KT가 충남에 구축한 기지국 1595개는 모두 삼성전자 장비로 채워졌다. 전라·제주에 구축한 기지국 2016개 중 803개도 삼성전자 제품이 들어갔다. 290개 기지국을 구축한 충북의 경우 에릭슨 장비를 썼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KT에 추가로 공급할 기지국 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공급을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제조사별 KT 5G 커버리지 현황. / KT 제공
이통업계에서는 노키아의 5G 기지국 장비가 ▲데이터 처리 용량 ▲전파간섭 ▲LTE·5G 연동 데이터 전송 등 성능이 타사 대비 떨어진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노키아 장비의 수율(투입 대비 완성률)이 떨어지다 보니 공급에 난항을 겪는다"며 "KT는 이같은 상황을 예견하고 한두달 앞서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남부와 경상 지역에 노키아 장비를 채택한 LG유플러스도 고심이 깊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노키아 장비 수율이 가장 떨어져 골머리를 앓는다. 노키아 장비의 성능 및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노키아 대신 화웨이나 삼성전자 장비를 추가로 공급받을 가능성도 있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계약서상 장비 업체가 공급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타사 장비로 대체할 수 있다"며 "노키아 장비를 다른 제조사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KT가 ‘삼성전자·에릭슨’, LG유플러스가 ‘화웨이·삼성전자’로 방향을 수정할 예정인 가운데, SK텔레콤은 노키아 장비를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가 5G 장비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 장고를 거듭했지만, SK텔레콤은 이통3사 중 가장 먼저인 2018년 9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을 우선협상자로 확정했다. 경쟁사 대비 빠르게 세 곳의 제조사를 확정한 영향으로 노키아 장비 수급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특히 기존 노키아 LTE 장비가 설치된 ▲강원 ▲전라 ▲제주 지역 기지국에 타사 장비를 사용할 경우 품질 하락 가능성을 제기한다. 현재 공급 받는 중인 노키아 장비의 최적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노키아 장비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 과제다"라며 "타사 장비로 대체는 품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키아는 4월부터 기지국 장비의 양산 체제를 갖춘 만큼 5월부터는 원활하게 물량이 차질없이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