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계약 종료...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
검은사막 이용자 DB 모두 이관 합의, 게임 업계 이례적인일

PC온라인 게임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계약 연장 건을 놓고 퍼블리셔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 ‘펄어비스’가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양사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계약 연장건을 놓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며 이용자를 위한 선택을 했다.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까지 모두를 이관하는 합의는 국내 게임 서비스 역사상 이례적인 일로 의미가 남다르다. 관련 업계에서는 게임 산업의 좋은 첫 사례라고 평가한다.

◇ 카카오 게임즈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종료...펄어비스 직접 운영

29일 카카오게임즈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PC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계약 종료를 알렸다.

국내 서비스 계약이 종료되면서 앞으로의 게임 운영은 개발사인 펄어비스가 직접 맡아 진행한다. 펄어비스는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데이터를 문제없이 모두 이관해 정상적인 게임 서비스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용자들은 게임 데이터 이관 신청 페이지를 통해 이관 신청 절차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기존 캐릭터 그대로 ‘검은사막’을 즐길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검은사막의 이용자 DB를 펄어비스로 이관하고, 펄어비스가 직접 국내 서비스에 나선다. / IT조선 DB
카카오게임즈가 검은사막의 이용자 DB를 펄어비스로 이관하고, 펄어비스가 직접 국내 서비스에 나선다. / IT조선 DB
이관 신청은 4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5월 30일까지 데이터 이관 신청을 하면 특별한 혜택도 주어진다. 펄어비스는 오는 5월 30일부터 직접 서비스를 개시한다.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를 맡게 되면서 펄어비스 서비스 역량에 관심이 모인다. 펄어비스는 그간 국내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며 역량을 키웠고 안정적인 서비스로 입증한 바 있다.

검은사막 온라인은 이미 러시아와 대만, 터키, 동남아시아 등에서 직접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역시 초기 론칭때부터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를 맡아 국내는 물론 대만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콘솔 게임도 직접 운영한다.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은 북미 유럽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순항 중이다.

◇ 진흙탕 싸움 없는 게임 업계 첫 사례...서로 윈-윈 택한 ‘아름다운 이별’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 두회사의 결정을 놓고 관련 업계에서는 진흙탕 싸움없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또 이번 결정이 게임 업계 첫 사례라는점에서 국내 게임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인기 게임들은 성황리에 서비스가 이어지다가 계약 연장과 종료를 앞두고 퍼블리셔와 개발사간 분쟁을 매번 겪어왔다. 연장 계약 없이는 이용자 데이터를 이관하지 않겠다는 것을 이유로 서로간의 큰 싸움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이용자들 역시 큰 피해를 봤다.

앞서 계약 연장에 따른 회사간의 대립은 게임 이용자의 피해를 넘어 게임 인기 하락, 서비스 회사까지 뒤흔들수도 있다. 과거 넥슨은 서든어택의 개발사를 인수하며 CJ인터넷(現 넷마블)과 재계약 및 이용자 DB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CJ인터넷은 이후 게임사업이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과거 서비스사와 개발사 간의 계약 문제가 발생됐던 국내 게임들. / IT조선 DB
과거 서비스사와 개발사 간의 계약 문제가 발생됐던 국내 게임들. / IT조선 DB
또 네오위즈는 중국 1위 크로스파이어와 피파온라인2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스마일게이트-EA와 재계약에 갈등을 빚으며 실적이 급격히 줄었고, 스페셜포스 개발사 드래곤플라이와도 회원 DB 문제로 큰 소모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T3 한빛과 와이디온라인 간의 리듬 액션 게임 ‘오디션’ 분쟁 역시 DB 문제로 게임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여러 피해가 발생됐다.

때문에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 두 회사의 아름다운 이별은 관련 업계에서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양사는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를 계약을 종료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함께 사업을 이어간다. 검은사막 북미 및 유럽 서비스는 카카오게임즈가 계속 맡아 서비스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검은사막 북미와 유럽 서비스는 상당한 매출이 발생되는 지역이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데이터 이관까지 모두를 넘기는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로 서비스사와 개발사간의 협업과 계약 합의 등은 국내 게임 산업에 좋은 사례로 남기게 됐다"며 "펄어비스는 국내 서비스를 카카오게임즈는 북미 유럽 서비스를 유지하게돼 서로가 윈윈하는 좋은 합의가 이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