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는 ‘태블릿’ 제품군을 만들고 이끈 주인공이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소형·경량 모델 ‘미니’, 전문가용 ‘프로’로 분화하고 새로운 입력 장치 ‘펜슬’을 만들었다. 태블릿 활용 범위는 물론 입력 방식까지 다양화한 시도다.

애플은 2015년 9월 아이패드 미니 4세대 발표 이후 4년만에 후속 모델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내놨다. 두뇌는 A8에서 A12 바이오닉으로, 램 용량은 2GB에서 3GB로 좋아졌다. 1세대 애플 펜슬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페이스타임 카메라도 개선됐다. 가격은 도리어 10만원쯤 싸졌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와 애플 펜슬.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와 애플 펜슬.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애플 펜슬이 필요하다. 11만원쯤 가격 부담이 더해진다. 다만, 2세대 애플 펜슬을 사용할 수 없다. 2세대 애플 펜슬 사용은 프로모델만 가능하다. 화면 비율이 4:3이어서 게임이나 영상 콘텐츠를 화면 전체로 즐길 수 없는 단점도 있다.

많은 이들이 ‘애플의 혁신이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써보면 사뭇 생각이 달라진다. 애플 펜슬은 태블릿의 활용 영역과 입력 방식 자체를 바꿀 가능성을 가졌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와 시너지를 낼 인공지능·증강현실 앱도 기대된다.

◇ 여전히 우수한 휴대성, 이어폰 단자와 갭리스 패널 등 편의 기능 우수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크기는 134.8 x 203.2 x 6.1㎜, 무게는 308.2g이다. 두께가 일반 스마트폰 수준으로 얇다. 무게도 가벼워 한 손으로 들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본체 옆면에는 자석이 장착돼 전용 커버 혹은 애플 펜슬을 부착할 수 있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화면 크기는 7.9인치, 해상도는 2048 x 1536(326ppi)이다. 성능 자체는 전 모델과 같지만, 일반 태블릿의 sRGB 색영역(색깔 표현 범위와 정확성)보다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DCI-P3 색영역을 지원한다. 화면 자체에도 라미네이팅(필름 코팅) 및 반사 방지 처리가 돼 한층 선명한 느낌을 더한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보안은 지문인식 터치 ID가 담당한다. 본체 아래에는 스피커, 8핀 라이트닝 단자가 배치된다. 배터리 용량은 전 모델과 같은 5124mAh다. 10시간쯤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본체 뒷면에는 애플 로고와 뒷면 카메라 등이 배치된다. 뒷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 F2.4, 앞면 페이스타임 카메라는 700만 화소 F2.2다. 튀어나온 돌출형 뒷면 카메라를 탑재한 애플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뒷면 카메라는 본체 속에 매립돼 깔끔한 느낌을 준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본체 위에는 3.5㎜ 이어폰 단자도 장착된다.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의 배치도 고전적이다. 색상은 스페이스그레이·실버·골드 세가지다.

◇ A12 바이오닉 AP, AR키트와 애플 펜슬 궁합 좋아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에는 A12 바이오닉 AP가 탑재된다. 애플 아이폰XS시리즈, XR과 대등한 성능을 낼 뿐 아니라, 각종 기계학습 편의기능에도 대응한다. 특정 앱에서 애플 펜슬로 필기한 글자를 자동 인식·검색하거나, 사용자의 기기 사용 패턴을 분석해 동작 효율을 높이는 것이 예다. 앱 실행 속도 자체도 빨라졌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저장 공간도 64GB 혹은 256GB으로 커졌다. 더 다양한 앱을 더 빠르게 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너무 오래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스크린 모드도 요긴하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에서 애플 펜슬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에서 애플 펜슬을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와 애플 펜슬과의 궁합도 아주 좋다. 애플 펜슬은 입력 즉시 반응해 실제 연필이나 펜으로 쓰는 듯한 감촉을 준다. 필기 압력은 물론 기울기까지 정밀하게 인식하는 덕분이다. 글자를 쓰는 것은 물론, 애플 펜슬을 눕혀 스케치하듯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라이트닝 단자에 연결해 충전할 수 있다. 15초 충전 시 30분, 15분 충전 시 하루쯤 사용할 수 있다. 단, 충전 시 애플 펜슬을 잘못 건드리거나 하면 라이트닝 단자와 커넥터가 파손될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애플 펜슬은 필기구뿐 아니라 조작·입력 도구 역할도 한다. 손가락보다 정밀하게 터치할 수 있으므로 문서 속 문장이나 단어를 더 쉽게 복사하고 검색할 수 있다.

앱에 따라 추가 조작을 지원하기도 한다. 사파리에서 링크를 터치&드래그해 다른 문서 혹은 검색창으로 옮기는 것이 예다. 이미지 파일을 올가미 툴로 둘러싸듯 선택해 잘라내기도(메모 앱)손쉽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증강현실 측정 앱을 사용, 스마트폰 크기를 측정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증강현실 측정 앱을 사용, 스마트폰 크기를 측정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에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프레임 워크 ‘ARKit’가 탑재된다. 이를 활용한 ‘측정 앱(실제 공간이나 물체의 길이를 증강현실로 측정, 표현하는 앱)’을 쓸만하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로 앵그리 버드 AR을 즐기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로 앵그리 버드 AR을 즐기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이 제품에 탑재된 ARKit는 앱의 활용 범위와 가능성을 크게 넓힐 기술로 꼽힌다. 교육 및 게임 콘텐츠에서 특히 그렇다.

AR 게임 ‘앵그리 버드 AR’을 실행하면 현실 공간에서 앵그리 버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방향과 높낮이를 이리저리 바꾸면 숨겨져 있던 건물 약점이 노출되는 등, 이 게임은 증강현실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를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를 사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시리는 여전히 정확하게 움직인다. 앱 실행 및 검색, 음성 명령, 스케줄 지정과 콘텐츠 검색 등 많은 조작을 목소리로 할 수 있다. 시리 외에 키보드에서도 음성 명령으로 단어 혹은 문장을 검색할 수도 있다.

◇ 기계 성능과 편의 기능 궁합↑…앞으로 등장할 AR·AI 앱 기대돼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음성 검색을 이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음성 검색을 이용하는 모습.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진가는 쓸 수록 드러난다. 웹 검색과 사진·영상 감상, SNS 등 일반 용도는 물론 작곡, 그림 그리기, 필기와 플래너 관리도 거뜬히 해낸다. 애플 펜슬을 더하면 한결 편리하게, 기발한 방식으로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를 쓸 수 있다.

증강현실 및 인공지능 앱이 특히 인상적이다. 증강현실 앱은 사용자의 생활 공간과 가상현실 공간의 경계를 없앤다. 음성인식을 포함한 인공지능 앱 역시 영화 속 인공지능 비서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들 기능을 지원하는 앱이 늘어날 수록 아이패드 미니 5세대의 쓰임새도, 개성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 차주경 기자
애플 펜슬 1세대와 2세대는 구조가 다르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에 애플 펜슬 2세대를 사용할 수 없는 점을 지적하기는 어렵다. 애플 펜슬의 가격 부담, 화면 비율상 16:9 비율 영상·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5세대 가격은 Wi-Fi 모델이 64GB 49만9000원, 256GB 69만9000원이다. Wi-Fi+LTE는 64GB 69만9000원, 256GB 86만9000원이다. 애플 펜슬은 11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