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6월부터 CPU 공급량을 늘려 ‘CPU 가뭄’ 해결에 나선다. 차세대 10㎚(나노미터) 기반 프로세서를 조기 투입해 CPU 부족으로 완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제조사들의 갈증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투자자 회의에서 차세대 10㎚ 공정 기반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6월부터 출하한다고 밝혔다. 아이스 레이크(Ice Lake)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첫 10㎚ 프로세서는 기존 14㎚ 기반 제품과 비교해 소비전력 대비 성능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인텔은 이 제품이 이전 세대 대비 무선 속도는 약 3배, 비디오 변환 속도는 약 2배, 그래픽 성능은 약 2배, AI(인공 지능) 성능은 약 2.5배~3 배가량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이 차세대 10㎚ 프로세서 제품을 6월부터 PC 제조사들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 인텔 제공
인텔이 차세대 10㎚ 프로세서 제품을 6월부터 PC 제조사들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 인텔 제공
인텔은 원래 지난해 하반기에 차세대 10㎚ 공정을 도입하고 이에 기반한 신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정 도입이 지연되며 차세대 제품 생산 및 출시 계획이 틀어졌다. 새로운 제품을 기존 14㎚ 공정으로 생산하면서 인텔의 생산 라인에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는 주력 CPU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시장 수요에 맞춰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인텔은 HP, 델, 레노버를 비롯한 대형 PC 제조사들을 우선하는 정책을 취했다. 대만과 중국의 중소 PC 제조사들은 CPU 물량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PC 출하량과 매출이 모두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인텔의 10㎚ 기반 CPU가 6월부터 공급되면 PC 제조사들의 CPU 공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기존 14㎚ 공정에 집중된 인텔의 기존 제품 생산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도 8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인텔이 6월부터 주요 노트북 PC 제조사에 엔트리급 CPU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이 프로세서 공급을 늘리면 HP와 델, 레노버 등의 브랜드들이 기존에 고려하던 AMD 대신 인텔 물량을 다시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하반기 주요 PC 제조사들의 출하량과 매출 또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