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앱 스타일쉐어가 Z세대 인기에 힘입어 누적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Z세대 인구 절반이 스타일쉐어를 이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인기는 10대 이용자의 인기 상품 후기와 패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소셜 커뮤니티로 자리잡은 것이 비결로 꼽힌다. 결제 수단이 없는 10대를 위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듯 바코드를 찍을 수 있는 편의점 결제 기능을 도입한 것도 이용자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오른쪽)와 스타일쉐어가 인수한 29CM의 이창우 대표(왼쪽)./ 스타일쉐어 제공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오른쪽)와 스타일쉐어가 인수한 29CM의 이창우 대표(왼쪽)./ 스타일쉐어 제공
◇ 성공 비밀은 ‘스쉐러 자체제작 콘텐츠'

스타일쉐어는 2011년 패션 애호가를 위한 소셜 미디어로 출발했다. 2018년 온라인 패션몰 29CM을 인수하며 10대부터 2030 패션 커머스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5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500만명이다. 2018년 기준 연 거래액은 1200억원 규모다.

스타일쉐어 가입자 대다수는 20대 중반 이하 Z세대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1525세대가 77%로 가장 많다. 25~29세 가입자는 14%, 30세 이상 가입자는 9% 수준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1525 연령대 총인구 수는 약 680만명이다. 이 중 약 57%인 385만명이 스타일쉐어 가입자다. 15세에서 25세 사이 남녀 인구 둘 중 한 명은 스타일쉐어 이용자(스쉐러)인 셈이다.

스타일쉐어 성공 비결은 상품 판매자뿐 아니라 스타일쉐어를 이용하는 스쉐러도 상품 이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스타일쉐어 앱을 처음 열었을 때 보이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스쉐러들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스쉐러들이 물건을 구매한 뒤 후기를 작성하면, 해당 포스팅에는 상품 구매로 연결되는 태그가 자동으로 붙는다. 유저 후기가 마케팅 콘텐츠이자 직접적인 판매 채널이 되는 셈이다. 스쉐러가 올린 콘텐츠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인기를 끌면, 포인트인 ‘단추'가 지급된다. 스쉐러들은 상품 구매 후기 외에도 스킨케어법이나 ‘나만의 코디법’ 등을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한다.

상호 작용이 활발하다보니 유행어도 있다. ‘ㅈㅂㅈㅇ', ‘ㄷㅇㄱㅇ'가 대표적이다. 각각 ‘정보좀요', ‘담아가요'에서 초성만 따왔다. 다른 스쉐러들이 만든 콘텐츠를 공유할 때 남기는 댓글이다.

스타일쉐어는 정보 공유를 넘어 찬반 토론이 오가는 공론장이 되기도 한다. 스타일쉐어에서는 10대 사이에서 벌어진 ‘탈코르셋(여성 억압의 상징인 코르셋을 벗는다는 의미로, 사회에서 여성스럽다고 정의한 것들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둘러싸고 스쉐러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타일쉐어 측은 "Z세대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마케팅에서도 성공을 거둔다"며 "소비시장을 주도할 Z세대는 이전과 같은 상품기획이나 마케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 앱스토어 화면 갈무리
./ 앱스토어 화면 갈무리
◇ 10대 맞춤 현금 결제 방식 도입 "편의점에서 물건 사 듯"

스타일쉐어는 10대 이용자를 겨냥한 결제 서비스도 도입했다. 10대 이용자는 주로 용돈을 받는다. 때문에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는다. ATM기에 직접 입금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잔돈을 포인트로 거슬러준 서비스도 인기를 끈 이유다. ATM 입금 방식으로 구매할 때, 100원 단위 금액은 입금이 안된다는 점에서다. 스타일쉐어는 100원 단위 거스름돈은 ‘단추’로 자동 환급해준다.

스타일쉐어는 지난 2월 GS리테일과 손잡고 편의점 현금결제 서비스도 도입했다. 스타일쉐어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결제 방식으로 GS편의점 결제를 선택하면 바코드가 발급된다. 편의점 상품을 구매하듯 발급받은 바코드를 찍고 대금을 내면 된다. 전국 GS편의점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으며, 100원 단위 현금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스타일쉐어는 무통장입금 거래 시 입금자와 이용자를 자동으로 매칭하는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구매자가 금액을 여러 차례로 나눠 입금하거나 여러 개로 나눠 주문한 건을 한 번에 결제하는 사례가 있어서다.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 주문 매칭률이 97%까지 개선됐다.

스타일쉐어 측은 "편의점 결제 건수는 출시 3개월 만에 결제액이 35배 상승했고, 매달 50%씩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