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매년 5월이면 바쁜 일상 중에도 가정을 되돌아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에게 ‘블록체인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이고 답변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도 이런 동기에서 블록체인을 시작했다.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진다.

아버지들의 바람대로 블록체인은 과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20여년 전 인터넷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은 그 가능성을 보고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더 많은 부와 성공을 위해 혹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경우든 인터넷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인터넷은 기존 산업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큰 성장을 이루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산업시대의 경제·사회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독점의 심화, 검열의 강화, 데이터 독점 등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인터넷은 새로운 기술이면서 동시에 공유·개방·참여 등 중요한 사회적 키워드를 담고 있었으나 이런 것들은 대부분 서비스 기획적 요소 이상을 넘지 못했다. 인터넷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주목했던 사람들은 실망했다.

이제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이 세상에 등장하면서 다시한번 새로운 희망을 품는 이들이 생겨났다. 20여년 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부와 성공을 위해 혹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든다.

필자는 블록체인이 새로운 부와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명확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인터넷 산업이 이루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블록체인은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위·변조 및 이중지불 등 기술적 난제를 어느정도 해결했다. 한계를 극복하고 ‘신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신뢰 시스템이 담보되면 화폐, 신용, 데이터, 거버넌스 등 기술 활용 범위는 크게 확장된다. 기존에는 없던 신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신뢰 플랫폼은 신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이 된다.

또 블록체인은 기술뿐 아니라 탈중앙화, 분산경제, 토큰경제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이는 새로운 경제·사회적 변화를 가능케 한다.

탈중앙화는 기존 시스템 해체가 아니다. 좀더 합리적인 분산과 공유를 의미한다. 토큰경제는 기존 법정화폐 기반 위에 각자의 기업 또는 커뮤니티 목적에 맡게 소규모 화폐경제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목적과 형태의 소규모 화폐 경제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더해 줄 것이다. 이것이 더 확장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 화폐 금융의 허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의지와 방향에 상관없이 대한민국은 이미 많은 암호화폐 홀더들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활발한 토큰 투자와 실용화를 위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해외 거래소들이 앞다퉈 한국 진출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암호화폐 관심과 실매수층이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두텁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200조원이 넘는 글로벌 암호화폐 금융의 허브가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달러를 넘어서는 글로벌 암호화폐 금융 허브, 심장 떨리는 상상이다.

블록체인 시대에 기업과 플랫폼들은 어떻게 바뀔까? 이익의 극대화보다는 사람 및 사회적 역할이 우선시 될 것이다. 운영자-이용자 구분이 없어지는 커뮤니티 중심의 개방적 운영 구조, 참여자 수익 재분배. 기업 플랫폼의 무한 책임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마케팅 세일즈 역할은 축소된다.

수익·지출 구조 또한 바뀌어 생태계 참여자가 제공하는 ‘참여자본’이 수익 일부를 대체하며 지출은 공유를 통해 최소화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 모델과 사업적 모델을 결합해 공익성과 수익성 모두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기존 플랫폼은 단일 목적 플랫폼으로 독점과 투자자 이익 극대화에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은 커뮤니티 경제 활성화, 지역 일자리 창출, 사회 교육 문화 전반의 컨버전스 플랫폼이 될 것이다. 플랫폼 성공요인은 원가절감, 효율성, 자본력, 고객이 아닌 낮은 원가, 관계, 우수한 인재, 참여자로 바뀌게 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에코시스템의 자발성, 민주성 그리고 다양성을 가능하게 만들며 수직적으로 통합된 밸류 체인(Value chain) 개방과 공유가 가능하다.

블록체인 시대 소비자 혜택은 무엇일까? 기존 플랫폼 장점은 구매 편리성, 통합된 혜택, 소품종 대량생산 등에 있었지만 블록체인 시대에는 기존 장점에 더해 중간 유통 축소,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가 가능한 사회, 품질만족, 회원간 유대감, 제공자와 이용자간 신뢰가 극대화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걸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인터넷이 기존 산업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 낸 것처럼 블록체인도 기존 시스템을 몰아내는 정복자가 아닌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쩌면 아버지들에게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맞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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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 대표는 블록체인 전문 기업인 델리오 대표로 재직 중이다. 정보기술(IT)분야에서 19년째 전문 경영인을 맡으면서 블록체인 전문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또 웹어워드코리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