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제조사 화요는 소주 등 희석식 주류 업체가 주세(酒稅)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는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태권 화요 대표는 15일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주류 산업 발전을 위해 주세법을 개정하려는 오랜 논의가 백지화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지금까지 60년 이상 한국 주류 시장을 독점해온 희석식 소주 기업들은 안정적인 내수시장에서 상당한 부를 축적해 왔다. 이들 기업들은 한국 주류 경쟁력을 발전시켜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현행 주세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희석식 소주 기업들이 국내 주류의 국제 경쟁력은 전혀 성장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 / 조선DB
. / 조선DB
주세법은 기존 종가세 방식에서 종량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되고 있다.

주세법 개정에 불을 당긴 것은 국내 맥주업계다. 오비맥주와 수제 맥주 업체들이 국세청에 수입 맥주에 비해 국산 맥주가 역차별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국산 맥주 과세 표준은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와 이윤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수입 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 신고가가 기준이 된다. 때문에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것보다 국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맥주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국내 1위 소주 브랜드를 가진 하이트진로와 소주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주류는 종량세 방식으로 개편에 대해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월초로 계획됐던 주세법 개편안 발표를 ‘주세 개편 때문에 술값이 오른다'는 여론에 따라 연기했다.

조태권 화요 대표는 "정부가 미래 산업으로서 주류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대책을 세워 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주세법 개정이 왜 필요한지, 주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정확한 통계와 수치로 제시한 후 신속하고 명확하게 법 개정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50년 묵은 주세법 개정이야말로 한국의 주류 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며, 국내 주류 시장이 건강한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조 대표는 "한 해 20억명이 세계를 여행하고 그 중 10%인 2억명이 중상층 주류 소비자이고 시장 규모만 800조원에 달한다"며 "거대한 세계 주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