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발열·가격잡은 인텔 ‘논 K’ 9세대 프로세서

입력 2019.05.16 07:26 | 수정 2019.05.16 18:16

인텔이 커피레이크(Coffee Lake)기반 9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 라인업의 신제품인 ‘코어 i9-9900’과 ‘코어 i7-9700’을 선보였다. 논 K(non-K) 버전으로, 오버클럭에 특화된 K 버전 제품을 출시한 지 거의 반년만이다.

‘논 K’ 버전이란 CPU 속도를 결정하는 배수(ratio)의 잠금이 해제되지 않은 일반 버전의 CPU를 말한다. 인텔은 데스크톱용 CPU를 출시할 때 우선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K’ 버전을 먼저 출시한 다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일반 버전인 ‘논 K’ 제품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한다.

인텔 9세대 코어 i9-9900 논 K 프로세서 엔지니어링 샘플. / 최용석 기자
새로운 세대의 CPU가 출시되면 주로 얼리어댑터나 하드웨어 마니아들이 가장 먼저 제품을 찾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강제로 작동 속도를 높이는 오버클럭까지 동원해 신제품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려 애쓴다. 인텔이 오버클럭에 특화된 K 버전 CPU를 먼저 출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오버클럭은 누구에게나 다 필요한 기능은 아니다. 하드웨어에 대한 기본지식이 거의 없는 초보자에게는 맞지 않는다. 또한, 성능보다 안정성이 중요한 환경에서도 오버클럭은 득보다 실이 많다.

논 K 코어 i9-9900(왼쪽)과 i9-9900K의 CPU-Z 기본 정보 비교. / 최용석 기자
이번 논 K 버전 9세대 프로세서의 최대 장점은 줄어든 소비전력이다. 열 설계 전력(TDP, 전류가 흐르는 장치에서 생겨나는 열의 양)이 95W(와트)에 달하던 기존 K 버전 CPU와 달리, 이번 논 K 버전 ‘코어 i9-9900’과 ‘코어 i7-9700’의 TDP는 65W로 감소했다. TDP와 실제 소비전력은 전혀 다른 개념이지만, TDP가 높을수록 소비전력도 늘어나는 비례관계에 있다. 물론 소비전력이 줄어들면 그만큼 전기를 아낄 수 있어 전기요금 절감에 도움이 된다.

소비전력이 줄었다는 ‘발열’ 또한 줄었다는 의미다. 고성능 CPU 쿨러 사용이 거의 강제됐던 9세대 프로세서와 달리, 이번 논 K 9세대 프로세서 2종은 중급 성능의 공랭 쿨러 정도면 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발열이 개선됐다.

논 K 9세대 프로세서는 비싼 고성능 공랭쿨러나 수랭쿨러를 쓰지 않아도 안정적인 발열 해소와 성능 유지가 가능하다. / 최용석 기자
다만, 논 K 일반버전에 포함될 인텔 기본 쿨러의 성능을 고려해 별도로 판매하는 쿨러의 구매를 염두해야 한다. 고가의 고성능 쿨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쿨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 발열이 줄면서 냉각 팬을 덜 돌려도 되기 때문에 소음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존 K 버전 CPU는 최소 전원부 출력이 넉넉한 20만원대 전후의 중고급형 메인보드를 권장했다. 이번 논 K 버전 9세대 CPU는 전체적인 소비전력이 감소해 전원부 구성이 평범한 보급형 메인보드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즉 메인보드 구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9세대 논 K 코어 i7-9700(왼쪽)과 i7-9700K의 기본 정보 비교. / 최용석 기자
성능은 일반 논 K 버전이 같은 등급의 K 버전 CPU보다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K 버전 CPU는 오버클럭 제한만 푼 것이 아니라 기본 작동속도(클럭스피드)도 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나 민감한 사용자, 하드코어 게이머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PC 작업에서 K 버전과 논 K 버전의 체감 성능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이번 논K 버전 코어 i9-9900은 K버전인 i9-9900K와 같은 8코어 16스레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캐시(cache) 메모리 용량도 16MB(메가바이트)로 같다. 기본 작동 속도만 각각 3.1㎓(9900)와 3.6㎓(9900K)로 약 500㎒ 정도 차이가 난다. 차이가 큰 것 같지만 막상 체감 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 오히려 CPU 스스로 성능을 순간적으로 높이는 ‘터보 부스트’ 기능이 작동할 때의 최대 속도는 둘 다 5.0㎓로 같다.

코어 i9-9900(왼쪽)과 i9-9900K의 시네벤치 R15 버전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코어 i9-9900(왼쪽)과 i9-9900K의 CPU-Z 자체 벤치마크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마찬가지로 이번 논 K 코어 i7-9700과 K 버전 i7-9700K 역시 8코어 구성에 캐시 용량도 12MB로 같다. 기본 속도만 각각 3.0㎓(9700)와 3.6㎓(9700K)로 차이가 있을 뿐이다.

4코어 이상의 멀티 코어 CPU일수록 단순 속도보다는 코어의 수가 전체적인 성능에 더 영향을 끼치게 됐다. 코어 구성과 캐시 메모리 용량이 같은 만큼 이번 논 K 9세대 프로세서는 대략 K 버전의 90%~95%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논 K 버전 CPU 사용 시 기존 K 버전 CPU와 비슷한 효율의 시스템을 약 10%~2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인텔 공시 가격 기준으로 논 K 버전이 K 버전보다 각각 50달러(약 6만원)씩 더 저렴한 데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냉각 솔루션, 메인보드 등을 훨씬 저렴한 제품으로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사용자가 오버클럭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PC 하드웨어 초보자가 그냥 쓰기에도 편하다. 대부분의 브랜드 완제품 PC가 K 버전 CPU가 아닌 논 K 버전 일반 CPU를 달고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가성비’만 보면 논 K 9세대 ‘코어 i9-9900’과 ‘코어 i7-9700’ 프로세서는 같은 구성의 K 버전 CPU보다 유리하다.

9세대 논 K 버전과 K 버전 코어 i9 및 코어 i7 프로세서 사양 비교. / 최용석 기자
불안 요소도 있다. 우선 인텔의 CPU 공급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9세대 논 K버전과 기존 K버전의 공시 가격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논 K 버전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출시 초기 가격적인 메리트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또한, 기본 제공되는 CPU 쿨러 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K 버전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쿨러 구매를 피할 수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이번 논 K 버전 ‘코어 i9-9900’과 ‘코어 i7-9700’은 PC 초보자와 완제품 제조사의 9세대 CPU 선택의 폭을 넓힐 전망이다. / 인텔 제공
초기 공급만 안정화되면 이번 9세대 논 K 버전 ‘코어 i9-9900’과 ‘코어 i7-9700’은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특히 오버클럭에는 전혀 관심 없는 일반 소비자나 하드웨어 초보자라면 더 비싼 K 버전 CPU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전체적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9세대 프로세서로 넘어가고 싶지만 K 버전 CPU와 이에 기반한 시스템의 비싼 가격이 부담됐던 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완제품 PC 제조사들도 부담 없이 9세대 고사양 PC를 선보일 수 있게 됐으니 PC 제조사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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