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루' 자회사 만든 디즈니, OTT묶음요금·콘텐츠로 넷플릭스 목 조여

입력 2019.05.16 14:54

디즈니가 인터넷 영화 서비스(OTT) ‘훌루(Hulu)’와 완전한 주인이 됐다. 미국 영화·방송업계는 디즈니가 훌루 지배권 확보로 OTT 사업에 있어 이용 요금 설정 등 유연한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시각이다.

또, 디즈니 플러스(+), ESPN 플러스(+), 훌루 등 서로 영역이 겹치지 않는 3개의 OTT를 무기로 북미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준비를 끝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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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매체 포브스는 디즈니가 훌루 자회사화를 통해 훌루가 가진 광고 솔루션을 ‘ESPN+’와 북미 기준 11월 12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는 ‘디즈니+’ 등 디즈니 OTT서비스에 도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고 솔루션 도입은 낮은 이용료에서도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14일(현지시각) 미국 통신기업 컴캐스트 산하 NBC유니버설이 소유한 훌루 지분 33%를 2024년 1월 이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디즈니가 컴캐스트에 보증한 인수 금액은 최소 58억달러(6조8851억원)다.

훌루는 2007년 디즈니·NBC유니버설·21세기폭스 3사가 합작해 만든 OTT 전문 기업이다. 이후 디즈니는 21세기폭스의 영화·방송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훌루 지분 30%를 추가 확보하고, AT&T 워너미디어 소유 지분 10%를 사들여 전체 지분 70%쯤으로 훌루의 실질적인 지배자 자리에 올랐다. 훌루 이용자 수는 4월 유료 가입자 기준 2800만명이다.

디즈니는 이번 지분 인수로 NBC유니버설의 콘텐츠가 훌루에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NBC유니버설은 2024년까지 훌루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NBC유니버설은 디즈니와 계약을 통해 2022년부터 자사 독점 콘텐츠를 훌루에서 빼거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권리도 손에 넣었다.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은 수년내 독자적인 OTT를 시작할 수 있는 선택기를 확보한 셈이다. NBC는 자사 OTT 운영을 병행하면서 디즈니와 훌루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 디즈니 플러스·훌루+ESPN 플러스 한데 묶은 패키지가 가능

로버트 앨런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CEO는 "훌루 경영권 확보로 다이렉트 투 컨슈머(Direct to Consumer) 비즈니스를 통합하고, 디즈니 브랜드와 창조적인 엔진을 활용해 훌루의 서비스를 보다 매력적이면서도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말한 ‘다이렉트 투 컨슈머’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 부문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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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이미 스포츠 전문 OTT ‘ESPN+’를 운영하고 있으며, 11월부터는 ‘디즈니+’도 출범시킨다.

미국 콘텐츠 업계는 디즈니가 디즈니+, 훌루, ESPN+ 등 3개의 OTT를 하나의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독 패키지를 선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로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3개의 OTT 플랫폼을 하나의 패스워드로 볼 수 있게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3개의 OTT를 하나의 계정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다채로운 콘텐츠를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디즈니 입장에서는 디즈니+ 초기에 부족한 콘텐츠를 훌루를 통해 메꾸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디즈니는 새 OTT 디즈니+를 월 6.99달러(8300원)에 제공할 계획이다. 디즈니의 OTT가 넷플릭스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 OTT를 묶은 이용 요금은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용 금액인 15.99달러(1만9000원)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 대비 낮은 이용료는 훌루의 광고 솔루션을 통해 수익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훌루는 2018년 전년 대비 45% 증가한 15억달러(1조7806억원)의 광고 수익을 거뒀다. 디즈니는 훌루의 광고 솔루션을 ESPN+와 디즈니+에도 적용한다 밝혔다.

◇ 훌루는 성인향 콘텐츠, 디즈니+는 전연령 콘텐츠 지향

디즈니는 훌루를 성인향 엔터테인먼트 전문 OTT로 위치시키고, 디즈니+는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시청자층을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창구로 자리잡게 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훌루에는 ‘데드풀'과 같은 성인용 콘텐츠를, 디즈니+에는 ‘겨울왕국' 같은 모든 연령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디즈니+에는 ‘마블', ‘스타워즈', ‘픽사',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막강한 디즈니 콘텐츠가 제공되며, 론칭 시점에 25개의 독점 오리지널 시리즈와 10개의 신작 영화가 제공될 예정이다. 총 콘텐츠 수는 TV 콘텐츠 7500개, 영화 500개다.

스타워즈 스핀오프 드라마 ‘더 만달로리안'.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디즈니는 디즈니+를 위해 ‘더 만달로리안(The Mandalorian)’ 등 스타워즈를 소재로 한 독점 드라마와 ‘완다비전(WandaVision)’과 ‘팔콘 앤 윈터솔져' 등의 마블 슈퍼히어로 소재 독점작을 제작 중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왓 이프(Marvel’s What If…?)’라는 애니메이션도 디즈니+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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