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훈 청와대 신임 중소벤처비서관에 업계 기대감이 고조됐다 전통적인 공무원 출신이 아닌 데다가 기업을 직접 운영해본 경험, 그리고 기자 출신으로서 객관적 시각까지 갖춰 위기의 벤처업계에 불씨를 지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석종훈 비서관이 중기벤처부 벤처혁신실장 당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중기벤처부 제공
석종훈 비서관이 중기벤처부 벤처혁신실장 당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중기벤처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실장을 중소벤처비서관으로 임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석종훈 비서관은 중기부에서 창업벤처혁신실장을 맡기 전 기업체에서도 활동해 현장의 애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라며 "정책을 만든 경험까지 겸비해 충분히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현장 애로 가장 잘 아는 전문가

그는 실제로 벤처산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췄다. 조선일보 등에서 기자로 14년을 근무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뉴스를 창업·운영하면서 미국 현지 벤처창업환경과 프로세스, 협업시스템을 체득했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미디어 다음’, ‘아고라’, ‘다음 지도’ 성공 기틀을 마련했다. 이노다이얼과 나무온이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해 직원 아이디어 발굴을 장려하고 리더십에 기반한 경영혁신 모델을 창출하는 등 경영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평가도 받는다. 창업·벤처기업 특성과 경영 현장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인 셈이다.

여기에 공직도 경험했다. 2018년 1월부터 중기벤처부 창업벤처혁신실장으로 임명돼 창업 촉진, 벤처 육성, 중소기업 연구개발(R&D) 및 기술인력 관련 정책을 총괄했다. 전임 주현 비서관은 정책적으로 수많은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자 출신의 한계, 전통 산업에 다소 치우친 시각 등 아쉬움이 다소 있었다. 석 비서관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갖춘 만큼 업계 갈증을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석종훈 비서관은 기사 출신 다운 객관적인 시각은 물론 기업 운영 경험 등을 고루 갖췄다"며 "그는 중기부 벤처혁신실장으로 있으면서도 업계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그는 O2O(Onlie to Offline) 창업을 비롯해 전통기술벤처, 제조벤처 등 혁신적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이 스케일업하는데 그 능력을 발휘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 "중소벤처업계에 큰 그림 그려주길"

물론 그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벤처투자액 증가 등 통계상 벤처 환경이 다소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녹록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각종 규제 때문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창업자, 스타트업, 대기업, 대학졸업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8’에 따르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2년 연속 ‘규제완화’였다.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곤 규제를 완화 혹은 허용해야 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조현정 회장은 "정부는 올해 잃어버린 벤처 20년이라며 제2벤처붐을 일으키겠다고 했다"며 "이를 위해 석 비서관이 중기벤처부 장관과 함께 규제 철폐에 우선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기벤처비서관으로서 큰 그림을 그려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석 비서관은 벤처기업인을 만날 때마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 벤처 생태계 조성을 외쳤다. 문제는 각종 규제 샌드박스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 완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민간 주도.벤처정책의 핵심인 벤처투자촉진법안 역시 국회에서 잠을 잔다.

일부 벤처기업들은 기다리다 지쳐 사업 의지를 잃거나 사업무대를 아예 외국으로 옮기는 판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와 벤처투자 관련 법 통과가 더 이상 늦어지면 제2벤처붐 확산 전략은 또다시 용두사미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석 비서관이 당장 집중해야 할 과제가 이미 정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