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부터 킬로그램(㎏) 등 국제 기본단위가 재정의된다. 과학기술과 산업의 근간이 되는 단위에 미세 오차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130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개정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기본단위 정의를 규정하는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20일(세계측정의 날)자로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재정의되는 기본단위는 ▲킬로그램(㎏, 질량) ▲암페어(A, 전류) ▲켈빈(K, 온도) ▲몰(mol, 물질의 양) 등 네 가지다.

질량 단위(㎏)는 1889년 백금과 이리듐으로 만든 합금 덩어리인 ‘국제킬로그램 원기'를 기준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원기의 질량이 가벼워지고 수십 마이크로그램(㎍)의 오차가 생겼다.

이외에도 켈빈(K)은 특정 물질(물의 삼중점)에 의존하면서 기준이 불안정(온도·K)한 문제가 발생했다. 암페어(A) 정의에는 ‘무한히 길고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사용돼 혼란을 야기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킬로그램원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킬로그램원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번 단위 변경이 일상 생활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학기술 및 산업계에서는 연구개발을 진행할 때 미세한 오차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측정단위의 최고의결기관인 국제도량형총회(CGPM)가 재정의한 국제기본단위를 올해 5월 20일 세계측정의 날에 전 세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 개정으로 세계에서 동일하게 통용되는 7개의 국제기본단위 재정의가 완료됐다. 시간(s, 초), 길이 (m, 미터), 광도(cd, 칸델라) 등 3개 단위는 1960~1980년대에 이미 재정의했다.

이승우 기술표준원장은 "앞으로 미세오차까지 허용하지 않는 정확한 측정으로 산업계 및 과학기술계의 첨단기술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