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6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카톡)에서 독립해 신규 앱을 출시한다. 또 하반기 보험판매 플랫폼 개시를 목표로 하는 카카오페이는 여행자보험으로 시작한다. 카카오페이가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금융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 웹사이트 갈무리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 웹사이트 갈무리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오는 6월 카톡에서 독립해 카카오페이 전용 앱을 출시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계획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보험사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서 독립해 신규 앱을 6월 출시하는 것으로 안다"며 "앱 내에서 해외여행자 보험에 바로 가입할 수 있도록 국내 주요 6개 보험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삼성, 현대, DB, 메리츠, 한화, MG 등 국내 주요 6개 보험사가 참여한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서 분리하는 이유는 복잡한 사용자 유저인터페이스(UI) 때문이다. 그 동안 카카오페이는 카톡 내에서만 실행이 가능했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카톡을 실행시킨 후 카톡 내 ‘더보기’ 메뉴를 눌러야 카카오페이 메뉴가 보인다. 이후 송금이나 결제를 선택한 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몇 단계의 클릭을 거쳐야 필요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또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카카오톡이 무거워진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투자 서비스를 내놓을 당시만 해도 카카오톡에서 분리할 계획이 없었다.

당시 이승효 카카오페이 이사는 카톡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카카오톡 안에 있다 하더라도 최대한 사용자가 편리한 UI를 고려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편리하게 금융생활을 영위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더 이상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 머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서 독립하는 것은 카카오페이에게 큰 도전일 수 있다. 현재 1200만명에 달하는 월간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5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월간 활성이용자수(MAU)와 비교하면 아직은 확보해야 할 잠재고객이 더 많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카카오톡에 인앱서비스로 존재하면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IT조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IT조선
카카오페이는 최근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변화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추진하면서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초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완료했으며 현재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고객실명 기반 예수금 계좌 개설과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 확대,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페이는 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투자액 40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또 올해 중 글로벌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함께 환전 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알리페이 가맹점을 기반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배재현 카카오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는 송금뿐 아니라 결제 거래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기술력을 활용해 결제, 환전, 보험 등을 아우르는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험서비스 판매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경쟁 서비스인 토스나 뱅크샐러드가 이미 보험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투자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만큼 보험판매 채널도 성공적인 수수료 수익을 낼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부터 독립은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