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6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카톡)에서 독립해 신규 앱을 출시한다. 또 하반기 보험판매 플랫폼 개시를 목표로 하는 카카오페이는 여행자보험으로 시작한다. 카카오페이가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금융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국내 보험사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서 독립해 신규 앱을 6월 출시하는 것으로 안다"며 "앱 내에서 해외여행자 보험에 바로 가입할 수 있도록 국내 주요 6개 보험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삼성, 현대, DB, 메리츠, 한화, MG 등 국내 주요 6개 보험사가 참여한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서 분리하는 이유는 복잡한 사용자 유저인터페이스(UI) 때문이다. 그 동안 카카오페이는 카톡 내에서만 실행이 가능했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카톡을 실행시킨 후 카톡 내 ‘더보기’ 메뉴를 눌러야 카카오페이 메뉴가 보인다. 이후 송금이나 결제를 선택한 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몇 단계의 클릭을 거쳐야 필요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또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카카오톡이 무거워진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투자 서비스를 내놓을 당시만 해도 카카오톡에서 분리할 계획이 없었다.
당시 이승효 카카오페이 이사는 카톡이 무거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카카오톡 안에 있다 하더라도 최대한 사용자가 편리한 UI를 고려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편리하게 금융생활을 영위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더 이상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 머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에서 독립하는 것은 카카오페이에게 큰 도전일 수 있다. 현재 1200만명에 달하는 월간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5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월간 활성이용자수(MAU)와 비교하면 아직은 확보해야 할 잠재고객이 더 많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카카오톡에 인앱서비스로 존재하면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페이는 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투자액 40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또 올해 중 글로벌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함께 환전 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알리페이 가맹점을 기반으로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배재현 카카오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는 송금뿐 아니라 결제 거래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기술력을 활용해 결제, 환전, 보험 등을 아우르는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험서비스 판매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경쟁 서비스인 토스나 뱅크샐러드가 이미 보험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투자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만큼 보험판매 채널도 성공적인 수수료 수익을 낼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부터 독립은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