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캠 시장이 들썩인다. 고프로가 개척한 시장에 광학 기업 소니와 니콘이 가세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니가 주춤하고 니콘이 갈피 못잡는 사이, 중국 광학 전문업체에 공룡 기업 DJI까지 액션 캠 시장에 진출했다.

제조사별 신형 액션 캠. / 제조사 제공
제조사별 신형 액션 캠. / 제조사 제공
전세계 광학 기기 시장이 황혼기로 접어든 가운데, 액션 캠은 아직 성장할 여지가 있는 블루 오션으로 꼽힌다. 고화질·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원하는 브이로거,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1인 미디어 운영자 사이에서 액션 캠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가 가늠한 향후 전망도 밝다. 액션 캠 시장에 전자 및 광학 기업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이유다.

◇ 1인 미디어·크리에이터·브이로거 가세한 액션 캠 시장, 2021년 3조 넘는다

시장 초기, 액션 캠은 아웃도어 활동이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용자의 전유물이었다. 이 부문 시장을 개척한 닉 우드먼 고프로 CEO 역시 아웃도어 스포츠 마니아로, 바다 서핑용 카메라로 고프로를 만들었다.

당시 액션 캠 업계는 제품의 내구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영상 촬영 기능은 대개 기본적인 수준이었고, 시야를 확인할 모니터나 흔들림 보정 기능 등 고급 촬영 기능은 대부분 생략됐다.

업계는 광학·전자 기술을 가다듬어 액션 캠의 화질·성능을 향상시켰다. 모니터를 비롯한 사용 편의도 높였다. 그러자 일반 소비자도 액션 캠을 주목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브이로거가 등장하며 액션 캠의 인기는 크게 늘었다.

액션 캠은 디지털 카메라보다 본체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하다. 방수를 포함해 충격 파손 방지 기능을 지원하는 등 내구성이 우수해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알맞다.

업계는 사용자가 액션 캠을 더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과의 연동 기능, 자체 클라우드 공간과 편집 앱, 전자식 흔들림 보정과 타임 랩스(일정 간격으로 촬영한 사진을 영상으로 만드는 기법)등 편의 기능을 앞다퉈 도입했다.

액션 캠 시장의 미래는 ‘장밋빛’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는 전세계 액션 캠 판매량이 해마다 15%씩 성장, 2021년 33억달러(3조9237억원)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의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이들은 액션 캠을 포함한 웨어러블 카메라 시장 규모가 2023년 81억달러(9조6309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측했다.

◇ 편집 앱·광학 성능·내구성…제조사별로 다른 액션 캠 대응 전략

고프로를 필두로 소니, 니콘 등 전자 기기 제조사들이 액션 캠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광학 스타트업에 이어 무인기·촬영 장비 기업 DJI도 참가했다. 이들이 경쟁에 임하는 태도와 전략 기술은 조금씩 다르다.

고프로 히어로7화이트 더스크 에디션. / 고프로 제공
고프로 히어로7화이트 더스크 에디션. / 고프로 제공
액션 캠 원조이자 대명사 고프로는 ‘본연의 촬영 기능’에 ‘앱 연동성’을 더한다. 고성능 전자식 흔들림 보정과 음성 제어, 리뷰 모니터 등 오늘날 인기 액션 캠의 필수 편의 기능을 최초로 도입한 주인공이 고프로다.

고프로는 전략 모델 히어로7시리즈를 조기 투입하는 한편, 클라우드 저장 공간과 사용자 영상 커뮤니티, 편집 앱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한다. 액션 캠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고프로는 인지도와 혁신을 앞세워 난국을 헤쳐나간다는 각오를 보인다.

소니 RX0 II. / 소니코리아 제공
소니 RX0 II. / 소니코리아 제공
소니는 일상을 영상으로 담는 젊은 소비자 ‘브이로거’를 공략한다. 선봉에는 RX0 II가 선다. 이 제품은 면적이 넓은 1형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화질 면에서 우수하고, 셀피용 플립 모니터와 터프니스 성능 등 차별화 기능도 가졌다.

흔들림 보정과 기기간 연동 기능도 돋보이고 전용 액세서리와의 궁합도 좋다. 피사체 추적 자동 초점을 사용하기 까다롭다는 점, 경쟁 모델보다 비싼 가격(70만원대)은 소니 RX0 II의 단점이다.

니콘은 액션 캠 시장 진입에 실패해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당초 니콘의 전략은 ‘다양화’였다. 키미션 시리즈는 일반형 170, 초소형 80, 가상현실(VR) 360 등 부피 혹은 성능에 따라 세 제품으로 나뉘었다. 가격도 동급 경쟁 액션 캠보다 저렴했으나, 판매량은 저조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니콘 키미션 전용 앱 다운로드 회수는 10만회가 채 되지 않는다.

DJI 오즈모 액션. / DJI 제공
DJI 오즈모 액션. / DJI 제공
후발 주자 DJI는 기본기에 ‘가격’을 더한다. 신제품 DJI 오즈모 액션의 해외 가격은 399달러, 한국 가격은 45만원쯤이다. 경쟁 액션 캠보다 가격이 20%쯤 저렴하지만, 성능은 뒤지지 않는다.

DJI 오즈모 액션은 11m 본체 방수, 4K UHD 60p 및 풀 HD 240fps 슬로비디오, 음성 제어와 전자식 흔들림 보정 기능을 지원한다. 단, 고프로와 소니보다 압도적으로 열악한 전용 액세서리군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