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가득 유료방송 업계 "방송품질 본평가 제대로 해야"

입력 2019.05.21 10:58 | 수정 2019.05.21 13:33

유료방송 업계가 2019년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 시행 전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주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평가에 사용하는 표본이 너무 적어 실질적인 품질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평가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업계가 표본에 사용할 품질평가자 수를 늘리라고 하지만, 무턱대고 늘리기는 어렵다. 2018년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시범 평가 지원을 위해 낙찰받은 사업비는 9000만원쯤이다. 2019년 예산은 2018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표본 선정은 2018년보다는 늘어나겠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기존보다 평가자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현판./ IT조선 DB
◇ 이용자위해 만든 ‘유료방송 서비스 품질 평가'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는 2016년 ‘유료방송 발전방안'과, 2017년 수행한 ‘유료방송 품질 경쟁 활성화 방안 연구과제’ 수행 후 2018년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 계획(안)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그동안 전기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서비스 품질평가를 받고 이용자가 서비스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 서비스에 대한 품질평가는 시행되지 않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유료방송 사업자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품질 경쟁보다는 요금 경쟁에 치중함에 따라 채널 전환속도나 화질 등 서비스 품질 관련 이용자 불만도 컸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를 위한 항목, 방식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시범) 계획’을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업자 중 매체별 대표 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5개, 위성 1개, IPTV 3개의 상품을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시청자 관점을 중심으로 ▲영상체감품질 ▲채널별 음량수준 ▲채널 시작·전환 시간 ▲VOD 시작시간 및 광고 시간·횟수 ▲콘텐츠 다양성 ▲이용자 만족도(설문) 등 총 6가지 평가지표를 설정해 평가에 나선다.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 항목.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평가는 이용자 평가단의 체감 품질평가, 녹화·계측을 통한 평가, 서류평가, 이용자 만족도 설문 등 절차로 진행된다.

2018년 시범평가 당시 이용자 평가단 수는 총 318명이었다. 만족도 조사의 경우 1100명이었다. 이는 2018년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3249만명) 대비 각각 0.00098%, 0.0034% 수준이다.
◇ 업계 반발 "시청자에게 도움될 지 미지수"

하지만 일부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의 방송품질 평가에 대해 불만이라는 의견을 내비친다. 평가단 수는 물론 다른 평가지표의 객관적 기준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영상 품질 지표 측정 시 이용자 평가단을 통해 품질을 측정하게 되면 결과가 왜곡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평가자의 주관 및 환경, 눈높이 등 환경적 영향을 받아 객관적 측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IPTV, 위성방송 업계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영상 체감품질(MOS) 계측기를 통한 객관적 수치 측정 ▲VOD 시작시간 측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 ▲콘텐츠 양을 기준으로 다양성을 평가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마련 ▲사업자간 편차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자들의 채널전환시간 평균값만 발표 ▲구형 셋톱박스(STB) 대상 평가 아닌 최근 6개월간 보급률이 가장 높은 STB 2종, 최신 STB 2종 또는 각 1종씩 진행 등 내용이 담겼다.

IPTV 업계 한 관계자는 "객관적인 기준 마련 없이 시범 평가 때처럼 진행하면 시청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아닌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며 "(시범평가 당시) 콘텐츠 수를 측정할 때도 직접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들에게 자료를 내라고 해서 하다보니 같은 콘텐츠임에도 더빙판, 자막판 등을 다른 콘텐츠로 계산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겨울왕국 콘텐츠가 있으면 1개로 책정하지 않고, 소장본, 더빙판 등이 있으면 3개의 콘텐츠로 나눠 책정하는 등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평가가 나왔을 때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될 지 미지수다"며 "본 평가에 최신 VOD를 평가 항목에 넣을 거면 업데이트 기준이 아닌 개봉일 기준 3개월, 6개월 등으로 한정 짓는 등의 객관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자들이 평가의 객관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평가 결과가 공개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법안 통과 시 평가 결과가 방송 사업자 재허가 심사에 반영될 수도 있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2018년 사업자 별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플랫폼끼리만 결과를 공개한다고 해서 평가결과 공개를 동의했는데, 변재일 의원실에서 사업자별로 점수를 공개해버렸다"며 "방송사업자 재허가 시 서비스 품질평가를 반영해야한다는 법안이 발의된 만큼 사업자들에게 평가 결과는 예민한 문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도 "지난번 시범 평가에서 나타난 신뢰도 부분(표본 수, 연구 방법)은 보완해야 한다 생각한다"며 "본 평가에 앞서 사업자 의견이 잘 취합돼 과기정통부 규제개선(안)에 언급된 유료방송 품질평가 제도 도입의 첫 단추를 잘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본 평가 실시 전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다 반영해 줄 순 없다"며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자들의 공통된 기준을 파악하고, 최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사업자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표본 선정은 영상 체감 품질 평가단만 300명대 였으며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며 "국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도 기계적 측정이 아닌 이용자 평가단이 직접 화질을 평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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