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화웨이 금지령'을 완화한 반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한시적으로 미국 제조 상품 구매를 허용하는 ‘임시 일반 면허’를 발부했다. 면허의 유효기간은 90일 간 유효하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화웨이 제공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화웨이 제공
화웨이 거래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네트워크와 제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8월 19일까지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임시 일반 면허는 기존의 네트워크와 모바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활동을 승인한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는 통신 사업자들에게 다른 조치를 취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화웨이 68개 계열사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일부 사업자는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및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존 네퍼 반도체 산업협회 회장 역시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이같은 규제를 완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더글러스 제이콥슨 워싱턴 무역 법무관은 "이것이 현실 확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화웨이 제품과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널리 보급돼 있고, 미국이 제한 조치를 취하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제이콥슨 법무관은 화웨이 장비가 보급된 유럽 및 기타 국가의 통신 사업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한 발 물러선 가운데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에 여유있게 대응 중이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은 21일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2~3년 내 다른 회사들이 우리의 (5G) 기술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이다"며 "미국 정부가 화웨이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8일에도 런정페이 회장은 "미국의 조치를 이미 예상하고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 미국과 합의에 나서지도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