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제재를 정공법으로 돌파하라는 화웨이 전략에 난관이 쌓이고 있다. 구글에 이어 영국 반도체설계기업 ARM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ARM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기기,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통신기기에 사용되는 주요 반도체 부품의 칩 디자인을 만든다.

화웨이 역시 ARM의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 AP ‘기린 칩 세트’를 만들고 있다. ARM은 성명을 통해 현재 화웨이(하이실리콘)에 제공 중인 AP 지식재산권도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 화웨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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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의 기술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화웨이는 스마트폰 AP뿐 아니라 정보통신기기 전반의 칩 디자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영국 IT 매체 와이어드는 이를 두고 "탄산수 없는 코카콜라"라고 묘사했다.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자체 OS와 앱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칩 디자인 변경 시 이 계획이 물거품이 된다. 칩 디자인을 변경하면 소프트웨어(앱) 생태계까지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뿐 아니라 삼성·LG전자, 퀄컴 등 이름난 스마트폰 관계사 모두가 ARM의 기술을 사용한다. 화웨이가 ARM의 기술을 대체하려면 최소 수년 이상 소요되는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년 뒤쳐진다는 것은 퇴출에 가까운 타격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