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5G 주파수 대역 경매가 10주째 진행 중인 가운데 입찰가가 60억유로(7조90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한국의 통신3사가 주파수 경매에 사용한 3조6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에서 진행된 5G 주파수 대역 41개 블록에 대한 405건의 경매 총액이 당초 예상 금액을 넘어섰다. 경매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독일 통신사가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5G 기반 스마트 공장 구축을 위한 시작으로 양질의 주파수 대역을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일은 주파수 대역을 블록으로 묶어 경매한다.

. / BNetzA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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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텔레콤은 규제 기관이 너무 좁은 주파수 대역을 제공해 가격을 올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독일연방통신국(BNetzA)에 따르면, 총 41개 블록 중 도이치텔레콤은 13개, 보다폰은 12개, 텔레포니카 독일은 8개 블록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다.

독일에서 네 번째로 큰 통신사업자 자리를 노리는 억만 장자이자 유나이티드인터넷(United Internet) 최고경영자(CEO)인 랄프 도무마루(Ralf Dommermuth) 덕분에 경매가격이 폭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나이티드인터넷 계열 이통사 드릴리시(Drillisch)는 현재 8개 블록 경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드릴리시는 입찰 초기부터 주파수 대역 41블록 중 10블록 입찰에 참여했고, 1블록 당 2000만유로(257억원)가 넘는 금액을 입찰액으로 제시했다.

드릴리시와 유나이티드인터넷은 경매를 위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당금까지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018년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주파수 경매 당시 금액이 과하게 높았다"며 "지금 분위기대로 라면 5G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할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주파수 경매에 사용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