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에서 1000만 단위로 커진 디지털 카메라 화소 경쟁이 이번엔 1억 단위로 확대된다. 중형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가 1억화소 제품을 속속 선보이는 가운데, DSLR 및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도 고화소 경쟁에 참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지 처리 및 전송 회로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1억화소 사진을 초당 수십장씩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대형 이미지 센서 제작, 고화소를 표현할 렌즈 가공 기술도 고화소 경쟁을 부추겼다.
◇ 캐논이 연 1억화소 시장, 중형 카메라 제조사 속속 참가
디지털 카메라 고화소 숫자를 1000만에서 1억으로 한자릿수 높인 제조사는 캐논이다. 캐논은 2015년 APS-H 2억5000만화소(해상도 19580 x 12600)이미지 센서를 공개했다. 이 이미지 센서는 디지털 카메라에 적용되지 않았지만, 한단계 아래인 APS-H 1억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DSLR 카메라 실험용 제품에 탑재됐다.
2017년 페이즈원과 핫셀블라드는 1억화소 중형 카메라의 응용 범위를 항공 촬영 드론으로 확장한다. DJI 산업용 드론 매트리스 M600 및 M600 프로에 1억화소 중형 카메라 거치대를 장착한 방식이었다. 선명한 사진을 크게 담는 고화소 항공 촬영 드론은 측량, 감시 부문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같은해 페이즈원은 XFIQ4를 출시, 중형 디지털 카메라 기본 화소수를 1억5000만으로 늘린다. 가격은 5만2000달러(6185만원)다.
◇ 크고 무거운 중형 카메라 대신 DSLR·미러리스 카메라 1억 화소 나올 가능성↑
1억화소 디지털 카메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1억화소 디지털 카메라는 모두 중형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따라서 핫셀블라드 X1D, 라이카 S3 등 중형 디지털 카메라 후속 모델의 화소수는 1억개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중형 카메라에 이어 1억화소 35㎜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형 디지털 카메라는 큰 이미지 센서를 탑재, 교환식 렌즈를 비롯한 광학계가 복잡하다. 그 만큼 부피가 크고 가격도 비싸다. 35㎜,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는 중형 디지털 카메라보다 부피가 훨씬 작다.
캐논은 이미 1억 이상의 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선보인 경력이 있다. 미러 쇼크(반사 거울이 움직인 충격이 사진 흔들림을 일으키는 현상)가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 EOS R 시리즈에 1억화소를 넘는 고화소 이미지 센서가 장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1억화소 중형 디지털 카메라 대부분은 소니가 만든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소니는 전세계 이미지 센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제품군을 늘린다고 결산설명회에서 밝혔다. 이에 소니가 중형 혹은 35㎜ 1억화소 이미지 센서를 만들어 미러리스 카메라에 장착할 가능성은 크다. 이 이미지 센서는 니콘, 리코이미징 펜탁스 디지털 카메라에도 탑재될 전망이다.
광학 업계 한 관계자는 "고화소·고화질은 스마트폰으로 구현하기 힘든 디지털 카메라만의 장점이다. 업계는 화질 차별화를 위해 대형·고화소 이미지 센서 도입에 매진하고 있다"며 "1억화소 DSLR 혹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하는 것은 기정사실에 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