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대체육을 개발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유니콘 기업도 탄생했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에게는 심리적 거리감이 존재한다.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이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대량으로 고기를 만들어낼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육류 수요를 대체하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비욘드미트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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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체육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대체육은 콩과 같은 식물성 성분을 기반으로 환경 파괴 없이 고기맛을 낼 수 있는 식품이다. 최근 미국 식물성 고기 제조 회사 ‘비욘드미트'가 푸드테크 분야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임파서블 미트’의 고기 없는 패티가 실제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시작하면서다.

대체육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전세계 인구 증가로 발생하는 식량부족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면서다.

실제 전문가들은 대체육 시장 성장에는 다양한 사회 환경적 배경이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류는 지난해 7월 기준 76억4000만명에서 2050년에는 92억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육류 소비량도 지난해 304만톤에서 2050년에는 455만톤이 필요할 전망이다.

◇ 식물성 고기 vs 배양육…당신의 선택은

대체육 시장은 IT 업계 대표 거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도 투자했다. 기존 축산업계 러브콜도 받는다. 멤피스미트는 세계 2위 규모 다국적 축산기업 타이슨 푸드(Tyson Food)와 세계 1위 곡물업체 카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대체육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대체 육류시장 규모만 2023년까지 229억달러(27조205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비욘드미트가 성공적으로 미국 증시 시장에 안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난 2일 비욘드미트는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시가총액 38억달러(4조5000억원)로 평가받아 단숨에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대체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비슷한 형태와 맛이 나도록 만든 ‘식물성 고기'다. 미국 실리콘밸리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가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 제조 회사다. 임파서블푸즈가 만든 고기는 실제 고기처럼 육즙이 흐른다. 식물성 고기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거쳐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버거킹은 임파서블푸즈가 개발한 식물성 고기를 넣어 만든 ‘임파서블 와퍼'를 시범 판매한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를 채취해 세포공학 기술로 배양해 생산하는 식용고기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멤피스미트(Memphis Meat)가 배양육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배양육은 아직 시제품 생산 단계며, 미국 당국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

./ 멤피스미트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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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안전할까" 소비자 거부감·대량생산은 과제

대체육이 각광을 받지만 여전히 이를 불신하는 소비자도 많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다. 사실상 세포를 조작한 유전자변형제품(GMO)인데다가 인체에도 해로울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에 대체육류를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은 칼로리가 적고 콜레스테롤, 호르몬, 항생제가 없어 이전에 먹던 고기보다도 훨씬 안전하다는 논리를 편다. 실제로 미국 FDA는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레그헤모글로빈 단백질이 안전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 교수는 "학계에서는 식물성고기와 배양육 등 대체육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량 생산 공정에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여부도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문 교수는 "개발된 식품 자체는 안전하더라도 대량생산 공정에 위험 요소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 당국 등에서 생산 과정 규제 등을 마련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제품 출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고기만큼 식감과 맛이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대체육이 스테이크가 아닌 햄버거 패티로 주로 사용되는 이유도, 진짜 고기가 아닌 가공육 정도 맛을 구현하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이정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시장에서 활발히 유통되려면 맛과 식감 등 관능적인 특성이 우수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