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영화 역사상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봉 감독이 최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네치아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2012년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7년 만이다. 칸영화제 본상 수상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 이후 9년 만이다.

프랑스 TV '카날 플러스'에 보도된 봉준호 감독. / 조선일보 DB
프랑스 TV '카날 플러스'에 보도된 봉준호 감독. / 조선일보 DB
봉 감독은 이날 무대 위에 올라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한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된다니"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드러냈다.

봉 감독은 2006년 ‘괴물’로 칸 영화제에 첫 초청을 받았다. 2008년과 2009년에는 '도쿄!'와 '마더'가 각각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부문에 데뷔했고, 기생충으로 두 번째로 경쟁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 황금종려상 선정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알려졌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감독이 누구이고 어느 나라 영화인지도 중요하지 않으며 영화 그 자체로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면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루는 블랙 코미디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 현상인 빈부격차의 문제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