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기술에 힘을 쏟고 있다. 앱 개발자들은 올해 WWDC서 애플이 선보인 ARkit3가 AR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2020년에는 애플이 AR헤드셋을 선보여 전 세계적으로 AR붐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시각이다.

애플은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이벤트 ‘WWDC 2019’를 통해 업데이트된 증강현실(AR) 앱 개발 도구 ‘ARKit3’를 공개했다.

ARkit3로 개발된 ‘마인크래프트 어스’를 시연하는 모장 개발자. / 애플 제공
ARkit3로 개발된 ‘마인크래프트 어스’를 시연하는 모장 개발자. / 애플 제공
눈에 띄는 새 기능은 ‘오클루전(Occlusion)’이다. 이 기능은 사람의 형태와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해 가상의 공간에 사람을 위치시키는 기술이다. 콘텐츠 개발자들은 오클루전이 AR기술 중에서 가장 구현하기 힘든 기술이라는 시각이다.

애플은 ARkit3의 오클루전 기술을 세계 개발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AR앱 ‘마인크래프트 어스'를 이용했다.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모장(Mojang) 소속 개발자는 오클루전 기술로 게임 마인크래프트 속에 자신이 들어간 듯한 장면을 재현했다.

WWDC 2019 키노트를 지켜본 개발자들은 애플이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ARkit3를 통해 오클루전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애플은 ARkit3를 통해 가상 공간 속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물리법칙에 기반해 애니메이션을 생성할 수 있는 ‘리얼리티 콤포저(Reality Composer)와 카메라로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전신 모션 캡처 기능도 담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어스 시연 영상. / 유튜브 제공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애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2019년은 AR 기술에 있어 중요한 1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ARkit3로 유니티와 언리얼 등 게임엔진 개발사가 가진 AR기술 영역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유니티 엔진의 경우 최신 버전에서 AR 관련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AR에 힘 쏟는 애플, 2020년 AR헤드셋도 공개

애플은 오랜기간 AR 기술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팀 쿡 애플CEO는 2016년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AR을 중요시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2019년 5월에는 제조업과 소매업 부문 파트너들에게 AR 기술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쿡 CEO는 씨넷 인터뷰에서 "AR과 복합현실(MR)은 적재적소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가상현실(VR)이 아닌 AR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쿡 CEO는 "VR은 이용자를 현실세계에서 분리시키지만, 정작 이용자는 현실세계에서 오랫동안 벗어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AR 기술을 소비자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기기인 ‘A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기기 사전정보 제공자로 이름난 ‘밍치 궈 TV인터내셔널시큐리디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이르면 2019년 4분기에 AR 헤드셋을 양산할 것이며, 2020년에는 실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경제 매체 포브스는 "ARkit은 파워풀한 도구다"며 "애플은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구글 글래스'와 같은 실패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