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WWDC 2019에서 선보인 전문가용 모니터 스탠드가 인터넷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모니터 거치 외에 다른 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PC 한 대 수준인 비싼 가격에 선보여 각계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애플이 WWDC 2019 개막 행사에서 자사 전문가용 6K 모니터 스탠드와 VESA 마운트의 가격을 공개하는 모습. / 애플 키노트 영상 갈무리
애플이 WWDC 2019 개막 행사에서 자사 전문가용 6K 모니터 스탠드와 VESA 마운트의 가격을 공개하는 모습. / 애플 키노트 영상 갈무리
애플이 지난 4일(현지시간) WWDC 2019 개막 행사에서 전문가용 모니터 ‘프로 디스플레이 XDR’를 발표했다. 업계 최초 6K급 해상도(6016x3384)와 더불어 Extreme HDR 규격 지원, 직하형 LED 백라이트 등 각종 고급 기능을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발표 후 가격이 공개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신형 맥 프로(Mac Pro) 본체에 버금가는 모니터 가격(4999달러, 약 590만원)에 이어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전용 모니터 스탠드의 가격만 999달러(약 118만원)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용 ‘프로 스탠드’는 모니터의 높이와 각도, 앞뒤 간격 조절, 화면 90도 회전(pivot)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2중 힌지(경첩) 구조를 채택한 것 외에는 특별한 점이 없다. 게다가 업계 표준인 VESA 규격을 따르지 않아 다른 모니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스탠드나 모니터 고정 암(arm)을 사용하려면 역시 199달러(약 24만원)짜리 VESA용 마운트를 따로 사야한다.

때문에 엔가젯, 기즈모도 등 해외 유명 IT 매체는 물론, 나인투파이브맥(9to5Mac) 등 애플 관련 전문 웹진 등에서 애플의 장사속이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수의 하드웨어 전문 리뷰어들은 이를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의 영상 또는 청중 및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 등에 올렸다. 애플은 이러한 부정적인 내용의 영상들에 대해 저작권을 이유로 비공개 및 삭제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스틸시리즈가 애플의 999달러 모니터 스탠드를 패러디한 트위터 게시물. / 트위터 갈무리
스틸시리즈가 애플의 999달러 모니터 스탠드를 패러디한 트위터 게시물. / 트위터 갈무리
관련 패러디도 이어졌다. 게이밍 주변기기 전문 브랜드 스틸시리즈는 "애플의 제품 발표와 혁신에 고무되었다"라며 트위터를 통해 9999달러(약1180만원)짜리 ‘전문가용 마우스 스탠드’ 사진을 올렸다. MSI 호주 법인도 애플의 ‘프로 스탠드’ 단품과 자사의 1299달러(약 153만원)짜리 전문가용 34인치 5K 모니터를 비교하는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