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으로 눈 돌리는 증권사들…왜

입력 2019.06.09 06:00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낮아진 증권사들이 기업·부동산 대출 투자로 활기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한다. 또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 부동산 시장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이유로 꼽는다.

여의도 증권가. / 조선DB
7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프랑스 파리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단지를 6억9100만유로(약 9200억원)에 인수하는 가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은 다음달쯤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증권이 인수하는 이 단지는 프랑스 파리 북서부 외곽 뇌이쉬르센(Neuilly-sur-Seine)지역에 있으며 연면적 4만4000㎡규모 오피스 빌딩과 강당 휴게시설 등 부대시설을 비롯해, 2만㎡에 달하는 녹지 공원으로 구성됐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과 손잡고 프랑스 덩케르크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 40%를 약 85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올해들어 한화투자증권, 삼성SRA운용 등과 총 1조5000억원 규모 뤼미에르 빌딩 인수에 참여해 최근 마무리했다.

삼성증권뿐 아니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자산 운용사들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빌딩 매입가는 약 1조830억원이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 100% 자회사인 아문디 이모밀리에가 참여한 이번 거래는 미래에셋대우·아문디가 공동 투자한다. 나머지 자금은 현지 대출로 마련한다.

미래에셋대우는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 대형빌딩(현 미래에셋상하이타워)을 시작으로 2013년 호주 '포시즌스호텔'을 인수했다. 2018년 10월에는 독일 쾰른 독일 연방정부 건물 지분을 1500억원에 매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월 프랑스 파리 부도심인 라데팡스 지역에 위치한 '투어유럽' 빌딩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3700억원이다. 현지 대출을 제외한 실제 투입되는 자금은 약 17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WWG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로 프랑스전력공사 입주 건물에 제공된 중순위 대출을 인수한다. 규모는 약 5330만유로(약 685억원)로 알려졌다.

이는 증권사들이 해외서 발굴한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펀드를 설정하고 개인과 기관에게 셀다운(재매각)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은 국내 부동산과 비교해 수수료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대상에 따라 증권사 고유 자금을 넣어 직접 투자를 할 경우 향후 매각에 따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 부동산 시장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저렴한 가격은 물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도 이유다. 브렉시트 이전 영국이나 독일만큼 상업용 부동산 임대 시장이 안정적이면서도 가격은 저렴해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는 아직 매각 차익을 누릴 수 있을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문제도 지적된다. 해외부동산 매력도가 낮아지면서 셀다운이 완료가 안돼 리스크를 떠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랍 트레이딩(금융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 돈이 아닌 자신의 돈으로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 부동산 투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는 "셀다운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또 증권사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부동산이 아닌데, 의도치 않게 프랍(금융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 돈이 아닌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부동산 비중이 오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사가 무리하게 해외 자산을 계속 들여오다 보면 향후 실적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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