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vs 타다 갈등의 교훈…혁신과 포용은 양립 어려워

입력 2019.06.10 17:17 | 수정 2019.06.10 17:18

디지털 전문가는 물론 국회, 정관계, 학계 등 관계자는 아직까지 디지털 혁신과 포용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최근 IT 업계 화두인 택시업계와 ‘타다’ 간 갈등이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디지털 기반 기업이 서비스 제공을 이유로 과도한 ‘수수료’ 챙기기에 나섰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에서 안착된 서비스가 국내에 들어올 때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식으로 ‘변질’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디지털 혁신은 아직 갈길이 먼 셈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제32회 정보문화의 달을 기념한 ‘혁신적 포용, 디지털·시민과 함께 답을 찾다’를 주제로 한 ‘디지털 포용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 /류은주 기자
이날 콘퍼런스에는 국회의원과 정·관계 인사, 학계·시민단체·산업계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명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시민 역량 강화를 위해 나아갈 방향과 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했다.

임정근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장, 김양은 건국대 교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 최문정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디지털 시대 포용을 위해 정부, 시민, 민간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콘퍼런스는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혁신과 포용이 공존할 수 없는 갈등 사례에 대한 언급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 주인공은 택시 업계와 ‘타다’ 간 갈등이다. ‘타다'는 렌터카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로 알려졌지만, 택시업계는 타다가 불법 콜택시 영업을 한다고 주장한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축사에서 타다, 배달앱 혁신 플랫폼 업체들을 대놓고 저격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김 의원은 "디지털 배달앱 업체가 10~30% 수수료를 떼가는 것이 왜 당연한지 모르겠다"며 "부동산은 소개 수수료 비율이 정해져 있지만,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해 돈을 버는 것은 혁신이라는 이름 하에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다의 경우 4대 보험 가입도 안된 비정규직 운전기사를 양산하는 인터넷 플랫폼인데, 이러한 유사 운송 알선 기업을 가만히 놔둬야 하는지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직업 교육으로는 기술 발전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택시 기사에게 코딩 교육을 몇 년 시킨다고 해서 전직할 만한 직업이나 직장이 나오지 않는다"며 "디지털 시대 벌어질 문제에 대해 다같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도 ‘타다' 문제가 거론됐다. 디지털 혁신은 사회문제의 해결과 시민의 삶 증진이라는 역할을 가졌는데, 한국에서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이 아닌 성장을 위한 혁신으로 본질이 훼손됐다는 것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외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올 때 변질되는 경향이 있고, 디지털 사회 혁신 분야에서도 그런 조짐이 있다"며 "택시와 타다를 둘러싼 사회혁신 문제를 보면, 혁신과 포용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성장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과 기업체만 집중 지원하고, 정부 지원에 의존해 판을 짜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과거의 낡은 것을 고수하고 혁신을 지연시키는 식의 포용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낙오되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포용을 위한 혁신을 어떻게 모색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정 카이스트 교수(과학기술정책대학원)는 "디지털 포용은 아날로그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며 "연령, 성별, 국적, 장애유무에 관계 없이 모두가 디지털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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