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인증이 장난감 산업 목 조인다" 장난감 업계 한 목소리

입력 2019.06.11 18:01

어린이 안전을 위해 만든 법이 장난감 업계를 목죄고 있다. 국내 장난감 업계는 현행 KC인증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완구협회와 업계 관계자들은 11일, 서울 구로에서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국가기술표준원 관할의 ‘KC인증’이 장난감 업계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어린이 제품 안전인증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 현장. / 김형원 기자
완구협회에 따르면 2012년 7월 신설된 KC인증은 동일한 제품일지라도 5년마다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검사 비용은 품목당 적게는 7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든다.

김석기 한호흥업 대표는 "검사 비용이 너무 과다하다. 한국은 장난감 시장이 작고 업체 규모도 영세한데 각 품목별로 검사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검사에 보통 4주쯤 걸리는데 영세 업자에게 4주는 굉장히 긴 시간이다. 영세 장난감 업체는 이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장난감 구성이 조금만 달라져도 기술표준원이 다른 제품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난감 제조·수입업체는 신제품을 만들거나 수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장난감 업계는 미국의 ‘UL’, 유럽의 ‘CE’, 일본의 ‘PSE’ 등 선진국의 안전 인증을 국내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한다.

유럽 프리미엄 장난감 플레이모빌을 국내 수입하는 아이큐박스 강유진 대표는 "유럽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까다로운 검사 과정을 거친다"며 "유럽 CE 인증에 한국의 KC인증까지 거치면 검사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가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똑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내는 장난감을 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품목별로 KC인증 검사를 받고 있다"며 "불합리한 모델 구분은 업계 위축을 가져오고, 이는 어린이의 장난감 선택 폭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난감 업계 관계자들은 KC인증을 받은 제품을 세관에서 또 다시 검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세관은 KC인증을 받은 제품을 국외 공장에서 국내로 들여올 때 해당 제품이 동일한 모델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공재득 디코랜드 상무는 "세관의 동일모델 검사는 1박2일이 걸린다"며 "기술표준원의 KC인증을 받은 제품을 세관이 또 다시 검사하는 것은 굉장히 불합리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 상무는 또 "세관 직원에게 KC인증을 받은 제품임을 설명해도 ‘KC인증은 우리 알바가 아니다'며 전문가를 불러 ‘협업검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공재득 상무는 "국가가 인증한 KC인증을 세관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KC인증이 무슨 소용이 있나"며 국가의 불합리한 제도가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미향 나비타월드 대표는 세관의 동일모델 검사로 검찰의 표적 조사를 당한 바 있다며 "세관은 동일모델 확인서를 내도 서류상 조금이라도 다르면 ‘부정 수입'처리하고, 부정 수입 처리되면 ‘마약'처럼 검찰 조사가 진행된다"며 "국가의 합리적이지 않은 제도는 고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장난감 업계 한 관계자는 "국외에서는 미국 UL과 유럽 CE를 인정해 주는데 한국에서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KC인증만을 고집한다"며 "정부는 KC인증이 다른 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로 키울 생각이 없이, 규제를 위한 인증제도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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