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결제 수단으로 ‘휴대폰 간편 결제’가 추가된다.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출시된 것은 2009년 11월 28일(KT)인데, 10년만에 결제 방법이 고작 한가지 늘어나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가 유료앱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반면 미국은 페이팔, 애플 페이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일본은 휴대폰 간편 결제를 추가로 지원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중국 앱스토어에서는 유니온 페이, 페이 이즈, 알리 페이, 위챗페이, 탑업카드 등 다른 나라보다 더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

애플 매장 모습. / 이진 기자
애플 매장 모습. / 이진 기자
결제수수료 협상시 발생한 업체간 이견도 서비스 출시 시기를 늦춘 이유 중 하나다. 이통업계는 2018년부터 휴대폰 간편 결제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제 대행과 관련한 수수료에서 애플과 시각차가 컸다. 애플과 수수료율과 관련한 최종 합의를 하지 못한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두달 늦은 8월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KT는 13일부터 휴대폰 간편 결제를 신규 결제 수단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휴대폰 간편 결제를 앱스토어 결제 수단으로 이용할 고객은 애플 앱스토어에 로그인한 후 신규 결제 수단을 추가하면 된다.

SK텔레콤은 고객의 합리적 콘텐츠 소비를 돕기 위해 ▲월별 ▲일별 ▲건별 등 조건에 따른 결제 한도 설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제 한도는 모바일 T월드 ‘요금조회/납부 > 콘텐츠이용료 이용내역’에서 조절할 수 있다.

애플이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 중인 아시아태평양 국가별 앱스토어 결제 수단 안내 화면.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이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 중인 아시아태평양 국가별 앱스토어 결제 수단 안내 화면.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LG유플러스 고객은 8월까지 서비스 시작을 기다려야 한다. 지연되는 이유는 휴대폰 소액 결제 서비스 지원에 따른 기업간 ‘수수료’ 합의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나 휴대폰 소액 결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는 별다른 추가비용 없이 쓸 수 있지만 당사자인 기업 간에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1월부터 적용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연매출 5억~30억원 자영업자의 평균 수수료율은 1.4%, 10억~30억원 구간 수수료율은 1.6%, 30억~500억원은 1.97%~2.04%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통신사가 결제대행사(PG) 대신 결제 금액을 청구 수납해주는 조건으로 받는 휴대폰 소액 결제 평균 수수료율은 건별 2~3% 수준이다.

통신업계는 2018년부터 애플과 휴대폰 소액 결제 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수수료율과 관련한 의견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건당 2~3% 수준을 요구했지만, 애플이 수수료를 거의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협상 지연은 서비스 출시 시기를 늦추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늦어지기는 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휴대폰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개발자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10년만에 관련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제 수수료율과 관련해 "기업 간 계약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한국 이통사보다 애플에 유리한 수수료율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