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결제 수단으로 ‘휴대폰 간편 결제’가 추가된다. 아이폰이 국내에 처음 출시된 것은 2009년 11월 28일(KT)인데, 10년만에 결제 방법이 고작 한가지 늘어나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가 유료앱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반면 미국은 페이팔, 애플 페이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일본은 휴대폰 간편 결제를 추가로 지원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중국 앱스토어에서는 유니온 페이, 페이 이즈, 알리 페이, 위챗페이, 탑업카드 등 다른 나라보다 더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
SK텔레콤과 KT는 13일부터 휴대폰 간편 결제를 신규 결제 수단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휴대폰 간편 결제를 앱스토어 결제 수단으로 이용할 고객은 애플 앱스토어에 로그인한 후 신규 결제 수단을 추가하면 된다.
SK텔레콤은 고객의 합리적 콘텐츠 소비를 돕기 위해 ▲월별 ▲일별 ▲건별 등 조건에 따른 결제 한도 설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제 한도는 모바일 T월드 ‘요금조회/납부 > 콘텐츠이용료 이용내역’에서 조절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나 휴대폰 소액 결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는 별다른 추가비용 없이 쓸 수 있지만 당사자인 기업 간에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1월부터 적용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연매출 5억~30억원 자영업자의 평균 수수료율은 1.4%, 10억~30억원 구간 수수료율은 1.6%, 30억~500억원은 1.97%~2.04%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통신사가 결제대행사(PG) 대신 결제 금액을 청구 수납해주는 조건으로 받는 휴대폰 소액 결제 평균 수수료율은 건별 2~3% 수준이다.
통신업계는 2018년부터 애플과 휴대폰 소액 결제 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수수료율과 관련한 의견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건당 2~3% 수준을 요구했지만, 애플이 수수료를 거의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협상 지연은 서비스 출시 시기를 늦추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늦어지기는 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휴대폰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개발자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10년만에 관련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제 수수료율과 관련해 "기업 간 계약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한국 이통사보다 애플에 유리한 수수료율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