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업계의 부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일본 미디어 BCN이 최근 공개한 2018년(2018년 4월~2019년 3월)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별 판매량 집계 결과, 캐논·니콘·소니 등 주요 3사와 상위 5사(후지필름·올림푸스 포함) 모두 2017년(2017년 4월~2018년 3월)보다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BCN은 일본 전역 온·오프라인 양판점의 POS(Point of Sales)데이터를 토대로 판매량을 집계, 현황과 가장 유사한 판매량을 추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기기 판매량(DSLR·미러리스·콤팩트·필름 카메라 포함) 1위는 캐논(37.3%)이다. 그 뒤를 26.7% 점유율의 니콘과 13.1% 점유율의 소니가 이었다. 올림푸스는 6%로 4위에, 후지필름은 5.8%로 5위에 올랐다. 파나소닉, 카시오와 리코이미징 등 나머지 제조사의 합계는 11.2%다.

2018년 카메라 판매량 점유율 그래프. / BCN 홈페이지 갈무리
2018년 카메라 판매량 점유율 그래프. / BCN 홈페이지 갈무리
2017년 대비 2018년 판매량 변화를 살펴보면 캐논은 소폭(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 역시 6.6% 줄었다. 니콘과 올림푸스의 낙폭은 각각 15%, 13.8%로 컸다. 후지필름은 즉석 카메라 인스탁스 스퀘어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7년보다 판매량을 19.4% 늘렸다.

판매량만큼이나 제조사별 판매 금액도 크게 줄었다. 2017년 대비 2018년 판매 금액은 캐논이 11.4%, 니콘과 올림푸스는 각각 28.5%, 21.3% 줄었다. 후지필름은 0.6% 늘었다. 소니는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판매 금액을 14.5% 늘렸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의 판매 부진, 원인으로는 스마트폰에 밀려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우선 꼽힌다. CIPA(일본 사진영상기기공업회, Camera & Imaging Products Association)에 따르면 2017년 월간 100만대를 넘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불과 2년만에 60만대선으로 곤두박질쳤다.

라인업 교체에 따른 과도기적 판매 감소라는 해석도 나온다. 캐논, 니콘은 2018년 3분기 나란히 35㎜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주력 제품 DSLR 카메라 라인업이 간소화됐고,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으면서 판매량 및 판매 금액에 악영향을 미쳤다.

반면, 2013년부터 35㎜ 미러리스 라인업을 정리한 소니, 중형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즉석 카메라 등 틈새 시장을 노린 후지필름이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낸 점이 이를 입증한다.

BCN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업계 1위 기업 캐논조차 부진한 모습이다. 시장 전체 회복 전망도 불투명한 지금, 디지털 카메라는 틈새 제품으로 밀려날 기로에 서 있다 "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