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금융규제가 핀테크 등 신산업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하루빨리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서 등장하도록 스몰라이센스 도입, 마이데이터 등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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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 3층 불스홀에서 ‘글로벌 핀테크 규제환경 분석과 개선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해외 유망 핀테크 기업 비즈니스 모델 조사와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 글로벌 핀테크 트렌드 및 시사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당국 차원의 연이은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유사 혁신금융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와 추가 규제 완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핀테크 육성을 위한 정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궁극적으로 혁신 유인적 규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규제 완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첫 단계로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금융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해외유망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서도 탄생하도록 규제완화, 결제인프라 혁신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또 이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도입된 다양한 핀테크 모델을 고려해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 필요한 규제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또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을 길러낼 수 있는 모험자본 핀테크 투자 활성화 의지를 밝히는 한편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금융분야 신남방정책인 ‘핀테크 로드’를 개척하고 영국 등 핀테크 선진국으로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국내유일의 핀테크 유니콘인 토스도 국내자금 조달이 2.8%에 불과하다"며 "스케일업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모험자본 핀테크 투자확대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마이데이터·스몰라이선스 적극 활용 주문

정부가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비춘 가운데 패널토론에 참석한 패널들도 규제 완화 필요성에 동의했다. 특히 기존 금융 규제가 핀테크 산업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핀테크 서비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는 "기존 금융기관과 협력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투명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불가능하던 오프라인 기반의 모델을 관리하던 규제가 온라인 플랫폼에 적용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라며 "과거 금융업의 불완전 판매 규제가 고객의 가치 경험을 극대화하는 플랫폼 경제와 차질을 빚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MyData), 지급지시서비스업(마이페이먼트, MyPayment), 스몰라이선스 등 새롭게 등장할 혁신 금융업의 면밀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 관리, 통제하는 것은 물론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신용이나 스몰 라이센스는 소규모 핀테크 기업이 자신만의 특화된 업무를 가지고 사업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금융당국의 금융업 인가를 획득하기 이전에도 금융서비스 테스트 절차를 거치면 특화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한국에서 핀테크 육성을 위해서는 몇가지 노력해야 할 것들이 있다"며 "대출완화, 글로벌 지원은 필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는 스몰라이선스 제도를 강조하는데 그 방향은 맞다"면서도 "다만 이를 통해 외국처럼 유니콘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몰라이선스 전략을 펼치면서도 유니콘을 육성할 수 있는 규제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마이데이터 산업과 관련해 "PG사와 밴(VAN) 사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까지도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금융당국이 마련해 줘야 완벽한 지출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최용민 한화손해보험 상무는 "손해보험사는 실손보상 원칙이 적용된다"며 "그 기준을 세우는 것이 너무도 불명확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다양한 신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과거 손해율 데이터가 필요한데 감독기관에서 외국과 다르게 데이터 공유를 막고 있어 관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소액단기보험 판매에 있어서도 국내는 15~20분에 걸쳐 보험약관을 읽어줘야 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라며 "외국은 모바일 플랫폼 판매시에는 약관만 전해주면 국내처럼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도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이에 대해 "핀테크 지원 활성화 정책 여러 테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규제다"라며 "규제는 정부 책임이 있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환경에 맞도록 규제를 바꿔나갈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