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비즈니스의 미래(THE FUTURE OF DIGITAL)
이성열·양주성 지음 | 리더스북 | 220쪽 | 1만6000원

디지털 혁신과 데이터의 시대에 기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경영 환경을 맞았다. ‘변화와 혁신’이 단순히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혁신과 맞물리면서 디지털 혁신을 가져왔다. 디지털 혁신은 기술산업을 넘어 제조업, 유통업 할 것 없이 모든 산업을 재정의한다. 세계 곳곳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한편으로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많은 데이터를 마주하게 됐다.

이 막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새 비즈니스 모델도 잇따라 등장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모델은 추가적인 한계비용이 거의 없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보유 차량이 한 대도 없는 우버가 세계에서 가장 큰 운송업체로 꼽히는 것도 그 예다.

디지털 플랫폼 모델로 무장한 스타트업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전통 기업들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기존 프로세스 중심의 가치사슬 모델에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 모델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한다. 1972년 독일에서 창립한 SAP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전사적자원관리(ERP)솔루션을 비롯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디지털 기술기업이면서 동시에 전통 기업이다. 지금 세계 기업이 창출하는 매출의 76%가 SAP 시스템을 거친다. 38만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했다. 280억 달러(약 32조57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디지털 전환 전략이 이 회사를 단순한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로부터 기업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지능 기업이자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그 비결이 뭘까. 이 회사가 말하는 지능 기업이란 무엇인가. SAP코리아 이성열 대표가 ‘디지털 비지니스의 미래'라는 저서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답했다.

레이첼 SAP 아태 지역 최고 운영 책임자는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업은 과거보다 넘쳐나는 데이터와 복잡한 프로세스로 인해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더 이상 기업의 더딘 의사 결정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앞으로 기업은 신속한 고객 대응과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업을 지능 기업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는 기업이 디지털 기업이었다면, 많은 데이터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경영에 필요한 통찰력을 도출하는 지능 체계와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을 지능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앞서 2006년과 2017년 내놓은 두 권의 책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 온 저자다. 이 대표는 공동 저자인 양주성 SAP 전략 컨설팅 부문 리더와 디지털 플랫폼 모델을 구현한 기업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사례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다. 특히 전통 기업일수록 생존하기 위해서 빠르게 지능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이 책은 스타트업 3개 회사와 전통 기업 3개 회사를 소개한다. ▲국내 최초 데이터 기반 돈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 ▲쌍방향 소통으로 명상의 세계를 넓힌 마보 ▲맞춤형 학습 지원 플랫폼 구루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으로 신뢰감을 높인 두산중공업 ▲에듀테크 시장을 선도하는 웅진씽크빅 ▲고객사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 SAP 등이다.

전통 기업의 인터뷰에서는 기존 가치사슬 모델 기반 사업과 디지털 플랫폼 모델의 시너지 효과도 엿볼 수 있다. 교육 출판 산업에 있어 한국 최대 전통 기업인 웅진씽크빅이 기존 학습지, 전집의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에듀테크 업체로 변신한 사례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여기에 더해 AI 학습 시스템을 도입하고 플랫폼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 모델로 2018년 기준 43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플랫폼이 산업을 넘나들며 수평적 산업 서비스와 수직적 산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확장 진화하는 산업 융합이 기업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가 고객 또는 참여자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이 지능 기업의 특징이기도 한다. 뱅크샐러드의 예가 그렇다. 이 회사는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요구나 피드백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건강, 의료 정보나 자동차 구매 정보를 고객 개인 관점에서 분석해 기존의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면 보험 영역이나 중고차 시장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인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27년간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을 위한 경영 전략 및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그는 "세계화와 전문화, 디지털 플랫폼 모델의 등장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 급격히 변한다"며 "지능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을 도입해 더 민첩하고 스마트하게 이 급변의 시대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책갈피

#미래를 향한 여행의 시작과 혁신의 역할
지속적인 혁신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 많은 기업들이 혁신 활동을 해왔고 그중에는 성공한 회사도 많았지만 실패한 회사도 많았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서 지능 기업의 모습을 달성하려면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하다. (192쪽)

#혁신의 정의와 사회적 의미
변화는 언제 어디서나 있었다. 오늘날 그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기존의 발상과 방법으로는 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은 그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하는 힘이자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다. (1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