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엔진은 개발자들이 쉽게 게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도구다. ‘언리얼'과 ‘유니티'가 대표적이다.
이 게임엔진이 게임말고도 방송·영화·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응용된다.
게임산업 외 게임엔진을 적극 활용하는 분야가 ‘방송'이다. MBC 월화드라마 ‘아이템’에는 에픽게임즈의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한 장면이 등장했다. 악역으로 등장하는 김강우(조세황 역)가 소파에 앉아 가상의 적을 해치우는 장면이다.
이외에도 MBC 드라마 ‘군주 가면의 주인’에서 양귀비 꽃 등 배경에 언리얼 게임엔진을 사용했다.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의 물 장면, MBC 창사특집 ‘미래인간 인공지능(AI)’, MBC 스페셜 ‘10년
후의 세계’에도 게임엔진이 쓰였다.
유니티 게임엔진은 ‘베이맥스 드림즈', ‘셔먼', ‘다시 찾은 사랑(Sonder)’ 등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됐다.
유니티는 영상 제작자를 위해 장면을 조정하는 ‘타임라인’, 스마트 카메라로 다양한 장면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네머신’, 고품질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HDRP’, 빛의 범위와 강도에 따른 디테일한 조명 효과가 가능한 ‘프로그레시브 라이트매퍼’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웨더 채널은 실제 영상에 나무나 자동차 등을 컴퓨터로 만들어 결합한다. 여기에 표시나 화살표, 설명과 같은 비주얼을 추가했다. 기상 캐스터가 폭풍 속으로 걷거나 홍수로 밀려오는 물이나 번개, 날아다니는 물건들을 피하면서 재해에 대한 안전 정보를 생생한 그래픽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게임엔진은 스포츠 방송에도 적극 활용된다. NFL 네트워크가 제작하는 프로미식축구 경기 방송 ‘NFL 레드존'은 언리얼 게임엔진을 활용해 가상의 세트장을 만들어 생방송을 진행한다.
◇ 게임엔진, 영화 제작 기간과 비용 줄여줘
게임엔진은 영화 산업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도구다. 실시간 렌더링 방식으로 제작된 그래픽으로 영화 화면을 미리 구성해 보는 ‘프리비주얼리제이션(Previsualization·프리비즈)’ 작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화 촬영 비용은 만만치 않다. 재촬영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본 촬영 전에 우선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화 내용 전체에 대한 화면을 미리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리비즈는 감독 등 영화 제작자가 작업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의견 수렴을 돕는 방법이다. 영화를 실제로 제작하기에 앞서 머릿속으로 구상한 스토리를 컴퓨터상에서 구현하는 작업이다. 프리비즈의 장점은 제작 단계 이전에 진행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예측해 고칠 수 있다.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도 높인다.
게임엔진은 기존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래픽 품질이 낮았던 프리비즈 작업을 실제 결과물에 가까운 품질로 실시간으로 생성하도록 돕는다. 게임엔진이 영화 제작 기간을 단축하는데 한몫을 담당한 셈이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만든 영화 ‘웰컴 투 마웬’도 게임엔진을 통해 그래픽으로 만든 캐릭터에 실제 배우의 표정 연기를 추가했다. 영화 배경인 마을도 만들어냈다.
◇ 게임엔진, 자동차 디자인과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
게임엔진은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차체 디자인과 시뮬레이션이다.
BMW 그룹은 언리얼 게임엔진을 활용한 혼합현실(MR) 시스템을 차량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에 도입했다. 이 회사는 언리얼 게임엔진으로 차체 표면을 생성하고 3D프린터로 제작한 시제품으로 실제 자동차 디자인에 활용했다. 또 게임엔진의 혼합현실(MR) 기술을 활용해 실제 차량 인테리어 모델을 결합해 주행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고 실내 내장재, 창문 크기 등 차량에 적용되는 요소를 실시간으로 모델링한다.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맥라렌 오토모티브는 언리얼 게임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와 함께 ‘맥라렌 570s’차량을 디자인했다. 실제 차량에 버금가는 높은 품질의 실시간 그래픽과 가상현실(VR) 기술로 실제 크기 모형을 만들어보는 목업(Mockup) 작업을 생략했다.
폭스바겐 스웨덴은 아르티온 차량의 옵션 및 인테리어를 커스터마이징 해볼 수 있는 VR콘텐츠를 게임엔진으로 제작했다. 소비자는 VR헤드셋을 착용하고 차량의 외관과 내부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외형, 색상, 기타 옵션 등이 적용된 차량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니티 게임엔진은 미국 워싱턴주 벨뷰시의 교통안전 프로젝트에 적용됐다. 시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카메라로 도로 교통 상황을 촬영한 뒤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한다. 이 과정에 유니티 게임엔진을 사용했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했다. 벨뷰시는 데이터 분석 부분을 유니티 게임엔진에 맡겼다. 이를 통해 차량, 차도, 거리 등 요소와 대상을 단 시간에 정확하게 분석했다.
◇ 건설·제조 분야에도 활용되는 게임엔진
유니티 게임엔진은 건설·건축·제조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유니티는 2018년 3월 CAD 데이터 전문 기업 픽시즈(PiXYZ)와 파트너십을 맺고 CAD 데이터를 게임엔진에 불러들여 실시간으로 제품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팀솔루션(TIM Solution)은 3D 시뮬레이션 기반 해양플랜트 공정관리 프로그램을 유니티로 개발했다. 유니티 활용으로 플랜트 건조 비용을 감축시켰다.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는 유니티로 제작된 증강현실(AR) 앱으로 실제 공간에 가상의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