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연구개발(R&D)을 위해 미국에 둔 '퓨처웨이 테크놀로지'를 모회사에서 분리한다. 미국 정부의 압박을 피하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퓨처웨이는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시카고, 댈러스 등에 별도 지사를 둔 R&D 회사다. 화웨이는 2001년 이 회사를 세웠다. 퓨처웨이는 통신·5세대 이동통신망·비디오 및 카메라 등 연구를 지속했고, 2100개가 넘는 특허를 출원했다.

화웨이 로고. / 화웨이 제공
화웨이 로고. / 화웨이 제공
24일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퓨처웨이 직원의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5월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올리자, 화웨이가 퓨처웨이와 진행하던 사업을 분리하기 위해 사무실까지 이전했다고 보도했다.

퓨처웨이는 화웨이 직원의 사무실 출입을 금지했다. 또 외부와 의사소통할 때 화웨이라는 이름이나 로고를 쓰지 않는다. 퓨처웨이에 대한 화웨이의 소유권은 유지한다.

화웨이와 퓨처웨이는 그동안 미 대학과 다양한 범주의 협력 연구와 교부금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하지만 2018년 문제가 불거졌다. 미 하원의원 26명은 교육부 장관에게 최소한 50개 대학과 화웨이가 맺은 협력관계가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화웨이가 인공지능(AI)이나 이동통신, 로봇공학 등 해킹이나 스파이 작전에 쓰일 수 있는 연구 결과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밝혔다.

당시 서한에 서명한 짐 뱅크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퓨처웨이가 바로 화웨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해 미 상무부는 국가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퓨처웨이 기술의 수출 라이선스 갱신을 거부했다.

로이터는 캘리포니아-버클리(UC) 계열 등 일부 대학이 정부의 제재 대상 목록에 오르지 않은 퓨처웨이와의 협력관계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