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통3사는 차별화 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5G에서 ‘1등’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다. 이를 위해 VR·AR 등 5G 전용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업간 거래(B2B) 솔루션 및 서비스를 강화한다.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커버리지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5G 주도권 확보가 걸린 만큼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 경쟁도 펼친다. 5G 속도를 놓고 무의미한 비방전을 펼친다. IT조선은 이통3사 간 5G 부문별 경쟁 순위를 분석했다. <편집자주>

5G 요금제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KT가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손보며 승부수를 던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 기간을 늘리며 KT를 따라왔지만, 로밍 요금제까지 손보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크다. KT의 선공에 당장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 KT, 완전 무제한에 로밍까지 데이터요금 공세
KT는 5G 요금제 전 라인업에 대한 데이터로밍 업그레이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일 발표했다. 5G 슈퍼플랜(프리미엄·스페셜·베이직)은 데이터로밍 혜택을 포함한다. 개인이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데이터로밍 혜택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5G 슈퍼플랜 중 프리미엄 가입자만 데이터 로밍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었다. 이번 혜택 강화로 해외 톡 무제한 혜택만 제공했던 스페셜과 베이직 요금제 가입자 역시 2019년 말까지 185개국에서 인터넷 데이터 로밍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가장 저렴한 슬림 요금제(월 5만5000원) 가입자들도 하루 3300원에 세계 180개국에서 최대 200Kbps 속도를 무제한 즐길 수 있는 ‘데이터로밍 하루종일 톡’ 요금제를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 /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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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는 데이터 로밍 혜택 강화 배경으로 "5G의 차별화 혜택인 데이터로밍 무제한을 강화한 것"이라며 "국내외 무제한 데이터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KT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직 이러한 혜택을 모르는 분들도 있기에 홍보 차원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며 "해외 여행 시즌을 맞이해 5G 고객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KT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초반 가입자 모집에 우위를 점했다. 모바일 설문 조사업체 두잇서베이에 따르면 각 통신사가 출시한 5G 요금제만 보고 가입하고 싶은 통신사를 묻는 질문에 KT가 46.2%로 1위를 차지했다. KT가 국내 최초로 데이터 용량 제한없는 ‘무제한 5G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 SKT·LGU+, 프로모션 연장하며 시간벌기

무제한 요금제를 한시적으로 내놓겠다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결국 프로모션 연장 수순을 밟는다. KT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초반 가입자 확보에 우위를 점하자 경쟁사들도 무제한 요금제 프로모션 연장 전략을 선택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6월 말 5G 무제한 요금제 판매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2019년 말까지 SK텔레콤 5GX프라임과 5GX플래티넘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각각 월 8만9000원, 12만5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24개월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2019년 말까지 5G 스페셜(월 8만5000원)과 5G 프리미엄(월 9만5000원)에 데이터 완전 무제한 혜택을 연장한다. 프로모션 기간 내에 가입한 고객은 24개월 동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프로모션 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데이터 요금제 개편과 달리 해외 로밍 상품 혜택을 변경하는 일은 쉽지 않다. 로밍 상품의 이용료는 이통사간 ‘협상’을 통해 책정한다. 오늘 이슈가 발생했다고 내일 바로 바꿀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고민에 빠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의 무제한 로밍 요금제 강화에 견제구를 던졌다. 해외에서 동영상을 시청할 때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3Mbps에 불과하며, 이번에 추가한 타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1Mbps로 속도제한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1Mbps는 이론상 초당 125K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예를 들어 3MB 용량의 사진 한장을 보낼 때 24초가 걸린다. 메신저나 일반적인 인터넷 등을 할 때 무리없는 속도인 셈이다.

데이터 로밍 혜택을 강화한 것의 원조는 자신들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로밍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경쟁사들이 음성 데이터 혜택 강화에 방점을 둘 때도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으로 혜택을 늘려오는 전략을 꾸준히 택해왔고, 지금도 데이터 혜택을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