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인의 디지털경제] 기술이 발전하면 범죄도 발전 : ②암호화폐를 내세운 금융범죄 유형

  •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캠퍼스 학장
    입력 2019.07.08 06:00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블록체인, 암호화폐(가상화폐)와 관련된 금융범죄와 사기사건이 급격히 증가했다.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후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경우다. 집계조차 되지 않은 피해자가 상당하며, 피해 발생도 계속 이어진다.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산업을 백안시하고 거래소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유도 이러한 금융범죄 탓이다. 이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사칭한 사기 유형을 몇 가지로 구분해 총 4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4. 거래금액에 비례해 지분형 코인을 나눠주는 채굴형 거래소

    채굴형 거래소는 2018년 5월 처음 등장했다. 약 석 달간 세계 암호화폐 시장 질서를 뒤흔들다 사라진 유형이다. 암호화폐 거래금액에 따라 거래소가 발행한 리워드 코인을 나눠준 뒤 해당코인 보유비중에 따라 비트코인 등을 다시 나눠주는 방식이다. 자체 코인이 거래소 수익을 배당받는 지분이 된다.

    이 같은 채굴형 거래소가 등장하자 해당 거래소 이용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본인 암호화폐를 사고팔고를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지분이 되는 리워드 코인을 직접 매수한다. 암호화폐 거래를 반복해서 받는 것보다 직접 매수하는 것이 손쉽고 수익을 내기 편하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발행한 리워드 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비트코인 대신 리워드 코인을 매도하는 것이 더 큰 수익을 냈다. 이 과정에서 리워드 코인을 발행한 거래소도 직접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리워드 코인은 해당 거래소를 제외하면 매매가 불가능하다. 이를 이유로 매도가 매수를 압도하는 순간 가격은 폭락한다. 결국 0원에 수렴하고 만다.

    2018년 5월 등장했던 채굴형 거래소는 등장 직후 바로 거래량 1위가 됐다. 2위부터 10위까지의 거래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하지만 석 달 만에 급격히 퇴조했다. 이 같은 리워드 코인 가격 폭락에 따른 문제가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엄청난 규모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난 뒤였다.

    채굴형 거래소가 처음 등장한 중국에서는 사회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피해범위가 컸다. 공안의 대대적인 단속과 폐쇄가 연이었다. 작년 하반기 국내에서도 신규 거래소 몇 곳이 채굴형 거래소 모델을 차용했지만 이미 채굴형 거래소가 한물 간 뒤였다.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안다.

    5. 입출금이 제한된 가두리형 거래소

    입출금이 제한된 가두리형 거래소는 정상적인 영업할 의사없이 처음부터 이용자 암호화폐와 현금을 들고 잠적할 생각으로 만들어진 사기성 거래소다.

    대부분 대규모 에어드랍과 명품을 경품으로 내세우거나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 무료를 내걸고 이용자를 모집한다. 해당 거래소 이용자는 신규 거래소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적당하게 이익을 보고 빠져나올 생각으로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수익을 실현한 후 현금이나 암호화폐 출금이 불가능한 경우다. 거래소 내에서 실현시킨 수익을 전혀 현실화시킬 수 없다.

    최근 한 거래소에서는 현금 출금이 안 되고 비트코인으로만 출금이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비트코인 가격이 해당 거래소에서만 7000만원을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 물론 비트코인 입금은 막혔다. 결국 거래소가 제공한 비트코인만을 당시 거래가의 10배를 주고 사야했다.

    이처럼 특정 자산 출금만 가능하게 해서 들어온 뒤 나가는 문을 막아놓고 안에서만 거래를 하도록 제한하는 거래소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수익이 나도 그 수익은 내 지갑에 옮겨올 수 없다. 피해가 나도 법적으로 구제받기 어려우니 처음부터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6. 떴다방식 기획 거래소

    ‘떴다방’식 거래소 역시 처음부터 이용자 암호화폐와 현금을 입금 받은 뒤 잠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기형 거래소다.

    영업을 지속할 의사가 없는 만큼 이용자 유입을 위해 엄청난 혜택을 제공한다고 홍보한다. 다단계 방식 마케팅도 활용한다. 가입자가 해당 거래소 소개 링크 등을 주변에 보내 추가 가입을 시키면 이에 따른 보상을 지급한다.

    초기 가입자는 엄청난 혜택을 제공 받는다. 주변사람들에게 권유하는 데 전혀 부담이 없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약속했던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 게시판 등에 문제제기를 하거나 항의하는 이용자가 늘어난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기술적 문제나 내부 협의, 혹은 금융당국 계좌정지 등을 이유로 시간을 번다. 그리고는 갑자기 거래소 사이트가 사라지거나 운영자가 잠적해 버린다. 드물게는 파산을 신청한다.

    해당 거래소 이용자들은 그야말로 눈뜨고 코 베인 형국이다. 그럼에도 본인들의 금융피해를 접수할 창구도 마땅치 않다. 경찰에 가져가도 긴 재판과정을 거쳐 결국 빚잔치 이상의 피해보상이 어렵다. 최근 문제가 되는 거래소가 대체로 이에 해당한다.

    ※ 또 다른 사기 유형은 3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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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캠퍼스 학장은 연세대에서 학사와 문학 석사를,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블록체인협회에서 블록체인캠퍼스 학장·자율규제위원회 규제위원·자문위원을 맡아 거래소 자격심사,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관한 정책대응 및 교육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