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비스는 어렵다. 알아야 할 정보는 많고, 용어는 복잡하다. 이용약관과 상품설명에 빼곡하게 있는 내용을 전부 이해하기도 벅차다. 이를 이유로 금융은 반드시 대면 서비스가 근간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금융 플랫폼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이런 인식이 바뀌고 있다.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쉽게 금융에 접근한다.

실제 각종 핀테크 서비스는 모바일 내에서 비대면으로 더욱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는 2014년 9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로 등장했을 때 5만명이 가입했다. 현재는 2800만 사용자가 이용한다. 약 4년 반 만에 사용자 수가 560배 증가했다.

. / freepik.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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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빠를 순 없다

토스 역시 2015년 2월 출시 이후 2015년 12월 40만명, 2016년 12월 310만명을 넘어 2018년 10월 1000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송금액은 26조원, 누적 투자액은 3500억원, 누적계좌 등록수는 1200만개다. 기업가치는 2018년 12월 기준 1조3000억원으로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핀테크 기업도 빠르게 증가한다. 삼정KPMG회계법인이 발간한 ‘2019 한국 핀테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핀테크 기업 수는 2011년 62곳에서 지난해 303곳으로 7년 새 5배 가량 급증했다. 전체 핀테크 기업 중 2015~2017년 설립된 기업은 약 54.5%다.

투자도 집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 투자는 총 195건, 1조9000억원에 달한다. 2012년부터 1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해 2015년 41건, 2016년에는 52건 등으로 투자가 급증했다.

투자 규모도 게임과 ICT 제조업을 넘어섰다. 핀테크 분야 투자는 2017년 총 3709억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ICT 제조업과 게임 산업 신규 투자가 각각 1566억원, 1269억원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엄청나다. 특히 3788억원의 신규 투자가 발생한 의료·바이오 분야에 버금간다.

이같은 성장세는 핀테크의 편리함과 접근성, 혁신적 아이디어,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인해 대중으로 부터 사랑받기 때문이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ique) 합성어로 정보기술(IT)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이자 이를 하는 회사를 말한다. 최근에는 테크핀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과거에는 금융이 IT를 등에 업었다면 이제는 기술이 금융을 등에 업은 셈이다. 주 사업영역은 송금과 지급결제, 대출중개, 자산관리 등이다.

핀테크 성장 요인 중 하나는 쉬운 사용자 언어로 다가갔다는 데 있다. 핀테크 서비스는 기존 금융 앱과는 차별화된 UI(사용자 환경)를 구현해 편의성을 높였다.

금알못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구조를 복잡하지 않게 설계했다. 너무 많은 설명보다는 꼭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문구와 디자인으로 제시하며 UX(사용자 경험)을 진화시켰다.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 제공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 제공
◇ 사용자 환경(UI)에 ‘날씨’를 더하다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송금, 멤버십 적립, 청구서 납부, 인증 등 기존 금융 서비스 불편함을 해결하는 혁신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페이는 이런 강점을 살려 2018년 11월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페이 하나로 1만원부터 쉽고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다. 20~30대 젊은 층 호응을 받으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다.

카카오페이는 투자 성공 요인 중 하나로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꼽는다. 별도 계좌를 개설하거나 예치금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카카오페이머니로 쉽게 투자할 수 있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품 투자 포인트, 상품 정보, 상환방법, 리스크와 투자자 보호장치, 유의사항, 투자상품 제공사 등 투자 시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시한다. 투자금액에 따라 예상되는 수익도 쉽게 알려준다.

카카오페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4월 투자날씨 알림이라는 새로운 정보를 더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언어를 모르는 사용자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UI를 심도 있게 모색했다.

이남의 카카오페이 투자 UX 디자인 담당자는 "카카오페이 지향점은 누구나 참여하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 투자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라며 "사용자가 하나의 정보에 치우치지 않고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에서 개인 성향에 맞춰 투자하는 경험을 쌓아가며 건강한 투자 문화가 확산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 상품 안정성은 수익성만큼이나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금융을 잘 모르는 사용자도 안정성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메타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매일 아침 외출하기 전 날씨 예보부터 확인하고 그날 복장을 결정하듯 투자 전 날씨부터 확인하고 그날 투자 상품을 결정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토스. / 토스 제공
토스. / 토스 제공
◇ ‘편의성’에 안전을 더했다

핀테크 기업 중에서 토스도 빼놓을 수 없다. 토스는 국내 핀테크 기업 중 가장 파괴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돈을 이체할 때 당연하게 여겨졌던 공인인증서를 없앤 곳이 토스라는데는 반박하기 어렵다.

토스는 항상 가장 앞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걸로도 유명하다. ‘더치페이’가 보편화된 젊은 세대에게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고 있으면’ 간편하게 송금이 가능한 토스는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토스가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자 후발주자들이 등장해 따라붙는 모양새다.

2016년 9월 국내 2개 은행, 8개 증권사에 등록된 모든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계좌 조회’ 서비스는 물론 2017년 2월에는 무료 신용등급 조회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8년 2월에는 통합 카드 조회 서비스를 내놨다. 토스는 또 가장 앞서 소액 투자 서비스도 선보였다.

여기에 금알못도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안에 힘을 쏟는다. 강력한 보안 시스템은 다른 핀테크 기업과 견줘 압도적이다.

지난해 5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은 약 57억원이다. 이 중 정보 보호 부문 투자액은 10억원대다. 정보기술 부문 대비 보안 투자 비율은 17.9%로 공시된 기업들 중 1위다.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 대비 정보 보호 부문 투자액 금감원 권고 기준이 7%인 것을 감안하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보다 2배 이상 투자하는 셈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7년 상반기 국제표준 인증 ISO-27001, 2017년 하반기는 지불카드 국제 정보 보안 표준 PCI-DSS를 취득했다. 2018년 하반기에는 정보 보호 관리 체계 ISMS 인증을 취득했다.

윤기열 토스 매니저는 "가장 앞선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토스만의 장점이다"라며 "앞으로도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파괴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 뱅크샐러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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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요리보다 빠르게 내 자산 찾아준다

뱅크샐러드는 ‘신경 꺼도 내 돈 관리’라는 콘셉트로 돌풍을 일으킨 핀테크 업체다. 모바일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가입자 320만 명, 금융상품 연동 관리금액 87조원으로 성장했다.

뱅크샐러드는 1분이내에 사용자의 금융 자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신속성이 주무기다. 공인인증서를 한번만 등록하면 거의 모든 금융자산(예금·카드·보험·대출 등) 현황을 불러모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에 예금·대출·보험·카드상품의 맞춤형 추천도 제공한다.

뱅크샐러드가 제공하는 금융상품 선택 서비스는 카드추천, 대출협상, 보험설계 등이다.

카드추천은 2014년부터 꾸준히 뱅크샐러드를 이끌어 온 성공모델이다. 개인 소비 패턴을 분석해 소비에 맞는 혜택 카드를 추천한다. 카드추천으로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은 5만명의 고객이 약 100억원에 달하는 카드 혜택을 누렸다. 1인당 평균 20만원 정도의 카드혜택을 누린 셈이다.

 . / NHN페이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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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택에 집중…최고 리워드 제공

NHN페이코는 복잡한 가입 절차에 지친 이용자와 스마트한 금융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간편한 금융 상품 발급 절차'과 '높은 적립률의 리워드 혜택'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제휴 계좌 및 카드 발급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NHN페이코는 2017~2018년도에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과 함께 ‘4대 간편결제’ 서비스로 꼽혔다. 최근에는 토스, 뱅크샐러드 등과 함께 주요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꼽힌다.

페이코 제휴 계좌·카드는 페이코 앱을 통해 계좌 및 카드 신청부터 결제 이용, 결제 내역 조회, 혜택 사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 이용 프로세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페이코 앱 내에서 간편하게 카드 발급을 신청하고 발급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발급이 완료되면 실물카드 배송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페이코 앱에서 결제수단으로 등록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페이코 제휴 계좌·카드는 업계 최고 수준 리워드 혜택을 자랑한다.

여기에 페이코는 경쟁사와 손잡는 전략과 글로벌 사업자와 제휴를 맺는 발표로도 유명하다.

2017년 10월에는 구글(Google)과 결제 파트너십을 체결해 구글플레이(Google Play)에 ‘페이코 포인트’ 결제를 적용했다. 11월에는 삼성페이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2018년 8월에는 삼성페이 결제 기능을 페이코 앱에 탑재해, MST(마그네틱전송방식)결제 방식으로 270만여개에 달하는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페이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코 관계자는 "사용자 편의성과 혜택에 집중하고 있다"며 "높은 혜택과 귀여운 디자인을 모두 갖춘 카드는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