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②자율 주행과 TOR

  • 최기은 연세대 ISSU 학회원
    입력 2019.07.07 08:24 | 수정 2019.07.08 20:32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가 우리의 일상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급속한 기술의 진보와 사회의 변화를 맞닥뜨릴 대학생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연세대학교 IT경영전략학회인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들이 한 학기 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를 주제로 스터디한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술의 현재와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제출된 원본 그대로를 전달합니다.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는 총 11회가 게재됩니다. [편집자주]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①빅데이터 시대 ‘나는 누구인가’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②자율 주행과 TOR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③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헬스케어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④가짜뉴스를 만드는 AI, 가짜뉴스를 잡는 AI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⑤블록체인, 데이터의 바다 속에서 키를 잡을 수 있을까 '음원시장을 중심으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⑥인공위성영상 분석과 정보우위 '경제적 가치와 국가 안전'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⑦나는 인공지능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⑧진정한 무인매장이란 무엇인가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⑨미래 성장을 위한 국내 MaaS 도입 검토의 필요성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⑩AI 데이터 필터링 기반 타겟 광고를 경계해라 '페이스북 사례를 중심으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⑪모두가 코딩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

    ◇ 안전을 위한 자율 주행 기술

    자율 주행 자동차는 기존의 이동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 자율 주행의 실현은 더 이상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이동시간 동안 잠을 자거나 업무를 하는 등 차량 내에서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율 주행 기술은 이와 같은 운전자의 편의성 확보의 목적보다 더 중요한 목적을 갖고 있다. 바로 자율 주행 기술의 최대 명분인 ‘안전’이다. 미국 에노 센터(Eno Center)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 해마다 3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의 10%를 자율 주행 자동차로 바꿀 경우에 연간 1100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며, 90%의 경우에는 연간 2만1700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다. 이처럼 자율 주행 기술은 우리의 ‘안전’을 목적으로 탄생했으며, 그러한 기준으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SAE(국제자동차공학회)가 분류한 자율주행 단계. / 출처 NHTSA
    그렇다면 현재 자율 주행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자율 주행 기술의 발전 단계는 위의 표와 같이 국제자동차기술협회(SAE)가 분류한 것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에서 현재는 자동차에 탑재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하 ADAS)’을 통해 부분적인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율 주행 2단계(Level 2)에 해당한다. 2단계의 자율 주행은 2개 이상의 특정 제어기능을 갖춰 부분적인 자동화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할 것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즉 ADAS로 인해 잠시나마 운전자는 손과 발의 자유를 얻을 수 있으나, 눈과 마음까지 자유로워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HMI(Human-machine Interface)의 설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운전자의 주의를 뺏지 않고 전방을 주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설계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차 운전자의 운전 개입과 판단 의무가 줄어들 것이다. 국내외 차량 제조사들은 2021년까지 3단계 수준의 자율 주행 차량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단계 자율 주행의 경우 제한된 구간 내에서 자율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이를 위해 자동차가 스스로 신호등과 횡단보도, 교차로 등을 인식할 수 있고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는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의무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역시 완전 자율 주행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구간을 벗어날 때, 그리고 자동차가 스스로 대응할 수 없는 긴급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빠르게 제어권을 전환 받아야 한다. 따라서 3단계의 HMI 설계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제어권 전환 요청(Take-Over Request, 이하 TOR)’을 정확히 전달하는 인터페이스의 설계가 될 것이다.

    ◇ 제어권 전환 요청, TOR

    2018년 3월, 미국에서 우버(Uber)의 3단계 수준의 시험용 자율 주행 자동차와 보행자가 충돌해 보행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동차는 충돌 6초 전에 보행자를 인지했지만, 비상 제동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동차가 스스로 멈출 수 없었다. 우버는 운전자에게 제어권 상실에 대해 경고하는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지 않았고,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릴 수 있었다면,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가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운전자에게 이를 알리고 운전의 제어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요청을 ‘제어권 전환 요청(TOR)’이라고 한다. 제어권을 둘러싼 운전자와 자동차와의 소통의 문제는 완전 자율 주행 단계인 4단계가 되면 해결될 수 있으나, 3단계까지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특히 자동차가 제어권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3단계 자율 주행 상황에서는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할 수 없거나 제어가 불가피한 경우 제어권을 운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TOR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이유는, 운전자가 더 이상 전방 주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많은 변수가 발생해 안전하게 제어권을 전환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율 주행의 최대 목적인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보다 정확하고 빠른 제어권 전환을 위한 운전자와 자동차 간의 원활한 소통이 바로 TOR의 핵심이다.


    차량 제어권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 / 출처 연세대학교 AI&Mobility UX Lab
    ◇ 무엇이 TOR을 어렵게 하는가

    3단계 수준의 자율 주행 시대에서는 운전자가 더 이상 앞을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TOR에 관련된 변수는 너무나 많다. 운전자는 잠을 잘 수도 있고,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운전자는 상황에 대한 인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반응 속도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는 어떻게 운전자에게 제어권 전환을 요청해야 할 것인가?

    제어권 전환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TOR 시스템의 설계에 관해 표준화된 기능 안전 기준과 규정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공표한 지침을 고려해, 차량 제조사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을 통해 TOR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 이는 차량 제조사마다 적절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없어,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율 주행 기술의 최대 목적이 ‘안전’이듯, 3단계 자율 주행 상용화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운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TOR 시스템 설계에 관한 연구는 안전성을 보장하는 표준화된 규정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TOR 시스템 설계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인체공학과 사용자 경험(UX)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TOR을 알리는 시점

    첫 번째로, TOR을 알리기 위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것이다. 국제 기준에서 운전자가 TOR을 인지하고 수동 운전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4초’ 정도로 본다. 그러나 운전자가 평소 운전 실력으로 완전하게 복귀하는 데는 평균 14.25초가 더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TOR 인지부터 온전하게 제어권이 전환되기까지는 약 19초 정도가 소요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운전자의 나이, 운전 숙련도 등에 따라 제어권 전환 속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운전 숙련도의 경우 운전자가 제어권을 전환 받는 과정에서 운전 실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시간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TOR 알림 시점에 대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며, 운전 숙련도를 자동차가 인지하도록 사전에 설정할 수 있게 설계해 운전 숙련도에 따라 차등한 시간적 여유를 통해 TOR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② TOR을 알리는 방법

    두 번째로, 어떤 방법으로 운전자에게 TOR을 알릴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운전자는 자고 있을 수도 있고 영화를 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TOR을 알리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것이 필요한데, 차량 내에서 가능한 방법은 디스플레이 표시나 조명을 통한 시각적 알림, 경고음을 통한 청각적 알림, 진동 시트를 통한 촉각적 알림이 있다.

    이때, 한 가지 감각만을 자극하는 방법보다는 여러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법이 운전자의 인지에 있어서 효과를 촉진할 수 있다. 특히 감각 자극의 조합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뤄져야 효과적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별로 다른 알림 방법에 대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림 방법에 의해 운전자가 놀람, 당황과 같은 정서적 불쾌감으로 인해 제어권 전환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의 배경과 상황 등을 분석해 적절한 TOR 알림 방법을 설계한다면, 운전자의 감성 만족도가 충족되어 보다 안전한 제어권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 클러스터 TOR 알림. / 출처 유튜브
    ③ TOR을 알리는 정보 유형

    세 번째로, TOR에 대해 어떤 정보를 주어야 운전자가 인지 부하를 일으키지 않고 정확히 상황을 인지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염두 해야 한다. 이는 TOR 알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운전자의 상황 인지를 안전하고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정보가 제어권 전환 과정에 따라 단계별로 다르게 주어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제어권 전환 과정은 크게 ‘운전자 주의전환 단계’, ‘제어권 전환 단계’, ‘제어권 전환 이후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운전자 주의전환 단계’에서는 긴급도에 따라 음성이나 경고음을 통해 TOR을 알림으로써 운전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TOR을 알리는 아이콘 등과 함께 제어권 전환까지 남은 시간 정보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달해야 한다. ‘제어권 전환 단계’에서는 가장 긴급한 제어권부터 먼저 전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정보가 필요하다. 이 역시 디스플레이에 아이콘 등으로 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어권 전환 이후 단계’에서는 운전자가 전환 이후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로 상황이나 가이드를 안내해주는 정보가 필요하다. 모든 단계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운전자의 반응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정보의 양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점이다.

    TOR을 준비하기 위한 운전자의 상태 모니터링

    이와 같이 언제, 어떻게, 어떤 정보를 통해 TOR을 알릴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운전자의 상태와 상황 인식 수준을 자동차가 인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운전자의 상태와 상황적 맥락 각각에 최적화된 시점과 정보, 방법으로 TOR이 전달되어야 운전자의 정확한 상황 인지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운전자의 시선, 심장박동 등을 감지하는 센서 기술과 시나리오 기반 TOR 알림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⑤ 운전자의 제어권 상실에 대한 자동차의 대처

    더불어 자동차는 차량과 운전자가 동시에 차량 제어가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이를 인지하고 판단한 후 차량을 스스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현대모비스가 CES 2018에서 선보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 시스템’이 바로 그 예시이다. DDREM은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운전 불가 상태에 빠졌을 때 자동차 스스로 안전한 곳을 찾아 자동으로 정차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지 않는 3단계 TOR에 있어서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외부 경고를 위한 의사소통

    마지막으로 자동차 외부적으로도 차량 제어가 어려운 상황을 경고하는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 및 다른 차량 운전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차량 외부의 램프나 경보 울림과 같이 주변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주의를 줄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의 자동차가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램프의 경우 차량 외부 소통에 있어서 좋은 소통 장치로 기능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 앞 범퍼에 대형 모니터를 심어 문장을 띄울 수 있게 하고, HD 디지털 라이트 기술을 통해 내비게이션 경로나 차의 경고등 같은 메시지를 도로에 표시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이와 같이 차량 외부적인 소통은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HD 디지털 라이트 기술. /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마치며

    TOR 시스템의 설계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을 살펴봤다. 우리가 언제나 명심해야 할 점은 바로 ‘안전’이 자율 주행 기술의 최대 목적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자율 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것에 앞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가 바로 제어권 전환의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이다. 따라서 산업계와 학계가 협력해 하루빨리 표준화된 제어권 전환 방법과 절차 등의 설계 규정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함으로써, 모두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 주행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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