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가 우리의 일상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급속한 기술의 진보와 사회의 변화를 맞닥뜨릴 대학생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연세대학교 IT경영전략학회인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들이 한 학기 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를 주제로 스터디한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술의 현재와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제출된 원본 그대로를 전달합니다.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는 총 11회가 게재됩니다. [편집자주]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①빅데이터 시대 ‘나는 누구인가’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②자율 주행과 TOR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③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헬스케어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④가짜뉴스를 만드는 AI, 가짜뉴스를 잡는 AI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⑤블록체인, 데이터의 바다 속에서 키를 잡을 수 있을까 '음원시장을 중심으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⑥인공위성영상 분석과 정보우위 '경제적 가치와 국가 안전'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⑦나는 인공지능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⑧진정한 무인매장이란 무엇인가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⑨미래 성장을 위한 국내 MaaS 도입 검토의 필요성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⑩AI 데이터 필터링 기반 타겟 광고를 경계해라 '페이스북 사례를 중심으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⑪모두가 코딩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

인공위성으로 지구 전역을 실시간 관측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오늘날 인공위성은 프랑스 도시에 돌아다니는 자동차의 수를 셀 수 있고, 중국 선박이 이동하는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정보는 더 이상 국경에 제한되어 있지 않다. 우주에서 관측 가능한 대상이면 어느 국가든, 도시든 상관없이 세계 어디든 인공물, 자연물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주요 산업 시설과 군사 시설도 마찬가지다.

인공위성이 제공하는 잠재적 정보 우위에 주목해 투자자들 사이에 인공위성영상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공위성으로 기업 경영분석, 산업 측정, 도시 인프라 분석, 국가 안전 시설 분석을 보다 신속히, 정확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공위성으로 수십만장의 지구 표면 사진을 찍고, 영상물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트렌드, 패턴, 특이점을 발굴하는 공간분석(geospatial analysis)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공간분석 자료 조사 방법이 발달함에 따라 기존의 비효율적인 전수 조사, 오차가 있는 표본 조사, 정부기관 및 기업의 통계 발표 자료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천리안 2A호.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천리안 2A호.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항공 우주 기업, 카펠라 스페이스(Capella Space)는 자체 인공위성과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프랑스 파리에 3만8963 자동차가 있다는 것을 신속히 알아낸다. 카펠라 스페이스는 자체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자동차 수 추적, 도로와 주차장 파악까지 순식간에 분석해낸다. 알고리즘으로 도출된 빅데이터 분석은 이후 효율적인 주차장 및 도로 건설에 중요한 인사이트로 쓰일 수 있다. 기존에 정부기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통계자료, 문서를 바탕으로 분석해야 했던 때보다 인공위성 영상을 창의적으로 활용한다면, 공간 분석으로 훨씬 신속한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하다.

인공위성영상이 촬영할 수 있는 대상 특징과 공간 분석의 장점을 알맞게 활용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한 예시로 자동차 주차 수 변화를 추적해 특정 기업 경영 실적을 정확히 예측한 사례가 있다. 실리콘밸리 소재 인공영상 분석 기업 오비탈 인사이트(Orbital Insight)는 외부 상업위성으로부터 위성사진을 확보하고, 전국 지점의 주차 공간 26만 곳을 담은 사진을 분석했다. 주차장의 빈 곳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오비탈은 미국 대형 백화점 시어스의 매출 하락을 정확히 예측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기업경영 상태를 공간분석으로 실시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분기마다 기업이 발표하는 재무제표에 의존해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한 발 늦게 분석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리스크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중국의 산업 측정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인공영상 분석 기업 스페이스노우(SpaceKnow)는 중국 전역에 있는 공업지대 6000여 곳이 포착된 인공사진 22억장을 분석해 원유 탱크 재고량, 공장 건설 현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중국 인공위성 제조업 지수(China Satellite Manufacturing Index, SMI)를 제공하고 있다. SMI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원유 현황, 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와 민간기관이 발표하는 경제 지표 지수 차이, 변화무쌍한 중국 경제 상황 때문에 쉽사리 중국 경제 지표를 신뢰하지 못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SMI는 보다 정확히 중국 산업을 파악할 수 있는 반가운 보완 경제 지표다.

이와 같이 공간분석으로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어마하다. 인공위성영상 시장이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이유다. 시장 분석 기관 모도 인텔리전스 (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세계 상업용 위성영상 관련 시장은 2018년 기준 40억9000만 달러(약 4조8000억 원)에서 연평균 10.8% 성장해 2024년 70억5500만 달러(약 8조9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적 가치만으로도 인공위성영상 시장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가 안전 차원에 막대한 정보우위를 제공한다. 다른 국가의 산업 및 군사 정보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각국 국방부가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인공위성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2019년 모도 인텔리전스의 연구에 따르면 상업용 인공위성영상 시장에서 군사 및 방위 분야가 가장 큰 사용자층이며, 2017년 기준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미국은 투자와 소비 측면에서 인공위성 관련 시장의 가장 큰 플레이어다. 미국 연방 정부는 일찍이 2005년 인공위성 영상 데이터 개방 정책을 펼치고, 현재 데이터 활용 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NASA는 데이터를 개방해 민간 기업이 인공위성 서비스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 개방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스타트업들이 각자 성장하고, 각 회사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해 각종 서비스 공간분석 가치를 창출했다. 이런 빅데이터 생태계 안에서 공간분석 기업들이 성장해 현재 대표적인 공간분석 기업(Orbital Insight, SpaceNET, Rsmetrics, SpaceKnow, Descarteslabs)이 미국에 소재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련 연구 기관이 미국에 위치한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신흥 IT 기술을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2015년에 독립적인 R&D기관 DIUX (Defense Innovation Unit Experimental)를 신설했다. DIUX는 정부기관보다는 기업 형태로 운영해 스타트업들과 원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에 소재하고 있다. 실제로 DIUX는 카펠라 스페이스와 협력해 인공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영상 시장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정부 또한 2019년도 업무계획 중 하나로 인공위성 핵심 원천 기술로 꼽았다.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관련 서비스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공간분석 대표 기업 중 스페이스노우와 같이 인공위성을 보유하지 않지만, 저렴해진 인공위성영상 확보 비용 덕분에 상업용 인공위성으로부터 영상을 확보해 공간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우주기술 세계 10위권에 들며, 다목적위성의 해상도 성능과 전지구 촬영영상 확보 측면에서 세계 2위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500만장 보유하고, 지금까지 공공기관에 14.5만장의 위성영상을 배포해 1조2740억원 수입대체 효과를 유발했는데도 불구하고 민간 서비스 확대와 산업화 성과는 여전히 부족하다.

인공위성 영상 서비스 확대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2019년부터 우주 산업 개발을 민간협력체제로 전환했다. 민간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해 국내 우주항공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진정한 기술 발전 가속은 기술과 서비스가 맞물려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때 가능하다. 인공위성 기술과 공간분석 서비스가 같이 성장해야만 하는 이유다. 기술과 서비스가 같이 발전해야만 우리나라는 정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에서 주력하는 데이터 공개 정책은 국내 기업이 인공영상분석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의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스타트업은 각종 인공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해 국내 공간 분석 서비스를 시작으로 새로운 경제 가치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택배 차량을 추적해 쿠팡, 티몬, 마켓컬리와 같은 이커머스 회사의 경영 실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커머스 산업을 측정이 가능할 수 있다. 위성영상분석이 경제적가치창출과 국가 안전 보장에 직결된 만큼, 국내 위성영상분석 서비스가 확대되어야 하며, 아직까지 인공위성 기술 개발에 집중된 국내 스타트업이 향후 인공위성 서비스 제공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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