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유튜브 있는데 왜”…중기부,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 구축 추진 논란

입력 2019.07.11 07:06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온라인 판매경로를 개척한다는 취지로 소상공인 전용 미디어 플랫폼 구축 사업에 나선다. 업계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기존 플랫폼이 있는데 굳이 세금을 투입해 유사한 플랫폼을 만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10일 중소벤처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가 소상공인 전용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상권을 넓힐 수 있도록 1인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를 육성한다.

중기부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소상공인 크리에이터와 유튜버 등이 상품 홍보부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중기부는 8월 초 계획을 수립한 뒤 늦어도 9월에는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상용화는 11월이 목표다.

플랫폼이 구축되고 나면 1인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는 플랫폼에서 판매상품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이용자들은 이를 본 후 상품을 눌러 판매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거나, 아예 플랫폼 안에서 상품 결제까지 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 지원하는 쇼핑 기능과 유사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기존 플랫폼에 비해 입점 및 결제 수수료를 저렴하게 지원할 예정"이라며 "소상공인은 기존 플랫폼 이용을 어렵게 느끼는 만큼 영상 제작 등 마케팅을 돕고 이를 위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중기부는 1인 소상공인 크리에이터 1000명도 육성한다. 이들과 새로 만드는 플랫폼을 연동해 판매 경로를 개척한다는 목표다.

◇ 성과 내세우기 사업 우려

업계는 정부가 미디어 플랫폼을 만든다는 데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민간 사업자들이 만든 플랫폼에 이미 중기부가 구축을 추진하는 플랫폼과 유사한 기능이 있어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은 입점 수수료 자체가 없다. 타임라인 등에 플랫폼 에 띄우는 광고를 집행하고 싶을 경우, 이에 대한 광고비만 지출하면 된다. 이들 플랫폼 회사들도 소상공인이 자사 플랫폼을 쉽게 이용하도록 마케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중기부 계획과 현재 플랫폼 사업자들이 하는 사업과 별 반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이용자 중심 서비스로 발전하기는커녕, 1회성 성과 내세우기용 사업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와 지자체가 만든 다양한 사업들이 유사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가 만든 택시승차 앱인 S택시나 제로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공공앱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수년간 정부는 공공앱을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 중앙정부 및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공공앱 771개 중 절반가량인 386개가 50점 이하 점수를 받아 개선 및 폐기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에서 공공앱 개발 및 운영에 사용한 비용은 334억 6900만원이다. 개발비로 167억 6600만원, 유지 보수비로 167억 300만원의 혈세가 쓰였다. 3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해 공공앱을 개발 및 운영하지만, 사용자 앱 다운로드 후 유지 비율은 32.3%에 불과한 실정이다.

세금 투입 외에도 민간 영역에서 만든 앱과 중복이 빈번한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지자체가 벤치마킹 수준이 아닌 민간앱을 그대로 베끼는 사례도 비일비재 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기능을 갖춰 이용자 유인 요인을 만들어야 할텐데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플랫폼 구축 이후 운영에 들어갈 비용도 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기부 측은 "아직 플랫폼 형식과 예산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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