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말부터 부쩍 낮아진 '전략물자 제재 수위', 日 트집 빌미 될라

입력 2019.07.11 15:10

정부의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가 2017년 말 이후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측이 정부의 ‘전략물자 밀수출 사례 미공표’를 문제삼는 가운데 또 다른 빌미로 작용하지 않도록 세밀한 대응책이 요구됐다.

11일 IT조선이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세부내역(2016~2019년3월)’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7년 하반기 이후 행정처분 조치 내용이 크게 내려갔다.

보안SW・장비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내역./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품목별로 보면 보안 소프트웨어・장비・솔루션은 2017년 6월까지 7개 위반 회사 모두에 ‘수출제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2017년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적발한 7개 업체에 대해 ‘교육명령' 조치만 취해졌다.

‘밸브류'도 유사하다. 2016년 1건 적발에 대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한 정부는 2017년에는 4건 가운데 3건에 대해 수출제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반면 2018년 이후에 한 건도 수출제한 조치가 없었으며 교육명령과 그 보다 낮은 ‘경고' 조치만 있었다.
열교환기 역시 2017년4월까지 1곳을 제외하곤 모두 수출제한 조치였으나 2017년10월 적발건부터 교육명령과 경고만 취했다.

전체 무허가 수출 적발 및 조치 현황을 보면 수출제한은 큰 폭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 자료를 보면 2015년만 해도 수출제한 12건에 교육명령과 경고는 1건씩 2건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수출제한과 교육명령・경고가 각각 11건으로 동일해지더니 2017년부터 교육명령・경고건수가 수출제한을 앞섰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수출제한은 2건에 불과한 반면 교육명령・경고는 지난해 39건, 올해 29건으로 각각 20배와 15배 가량 늘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제한과 교육명령은 모두 대외무역법상 행정벌이다. 수출제한은 3년 이내 수출이 제한된다. 교육명령은 8시간 이내 교육만 이수하면 된다. 수출규모가 1000만달러 이하면 임원은 포함되지 않고 실무담당자만 4시간 교육을 받는다.

교육명령이 많아졌다는 것은 의도성이 없는 단순 실수를 포함해 사안이 경미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만큼 관리체계가 정착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문재인정부 들어 교육명령이 부쩍 많아진 것이 걸린다. 일본 정부가 트집을 잡지 않도록 정확한 사실과 대응논리가 뒷받침해야 한다. IT조선은 이와 관련해 산업부와 전략물자관리원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달 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측의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에 대해 ‘근거없다’고 말했다./IT조선 DB
앞서 10일 일본 방송사 후지TV는 한국 전략물자 밀수출 건수가 4년간 156건에 달한다며 한국 수출관리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1일 산케이신문도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가 허술하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11일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수출입 통관, 전략물자 수출허가 및 관련 업계 조사를 통해 일본산 불화수소가 우리나라를 경유해 북한으로 반출된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 실장은 또한 "우리나라 수출통제 제도의 실효성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수출통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속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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