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동승·공유주방 비즈니스, 규제샌드박스 통과…가상통화·대형택시는 아직

입력 2019.07.11 17:52

ICT 규제 샌드박스 신청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코나투스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는 재도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벅시의 대형택시와 6~10인승 렌터카 활용한 공항·광역 간 이동을 중개하는 서비스는 아예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첫 ICT 규제샌드박스 안건이었던 모인의 가상통화 해외송금 서비스는 규제샌드박스 제도 시행 후 4번의 심의위를 거쳤지만 이번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제4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 태양광 발전 모니터링 서비스, 택시 앱 미터기 등 총 8개 안건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지정여부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심의 결과 4건의 안건을 임시허가 또는 실증특례로 지정했다. 임시허가는 정부가 제품과 서비스의 출시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고, 실증특례란 제품·서비스를 검증하는 동안 규제를 면해주는 제도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류은주 기자
제4차 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안건은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 ▲공유주방 기반 요식업(F&B) 비즈니스 플랫폼 ▲태양광 발전 모니터링 서비스 ▲QR코드 기반 O2O 결제 서비스 등이다.

티머니와 리라소프트, SK텔레콤이 신청한 택시 앱 미터기는 최소한의 기술적 사항만 규정한 ‘앱미터기 검정기준’을 마련한 후 재검토한다. 국토교통부에 3분기 내 앱미터기 검정 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했으며, 기준 마련을 지체할 경우 임시허가를 부여한다.

◇ 드디어 통과된 공유경제 플랫폼

코나투스는 2월 이동경로가 유사한 승객 2명의 자발적 택시 동승을 중개하는 ‘반반택시’ 앱 서비스의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이용자 수요가 많은 심야시간대에 한해 합리적인 플랫폼 호출료를 적용한다. 승객 두 명이 동승하는 만큼 현재 2000~3000원 수준으로 책정한 호출료를 최대 6000원으로 인상한다. 택시 기사의 추가 수익을 고려했다.

반반택시는 5월 열린 3차 심의위 안건이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4차 심의위에 재상정됐다. 당시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가 택시발전법상 금지하는 ‘택시 합승’ 여부를 놓고 논의가 있었다.

심의위는 일부 조건을 달아 서울시 택시로 한정해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취지에 맞게 출발지를 심야 승차난이 심한 특정지역으로 축소했다. 허용 지역은 강남·서초, 종로·중구, 마포·용산, 영등포·구로, 성동·광진, 동작·관악 등이다. 또 사업 개시 전 승객의 안전 담보를 위한 체계 구축, 불법행위 방지 및 관리 방안 마련 등 조건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결정이 승객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택시 동승 중개 서비스에 대한 테스트를 허용하는 것일 뿐, 기사가 임의로 승객을 합승시켜 요금을 각각 수령하는 ‘불법적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심플프로젝트 컴퍼니 공유주방.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4월 접수한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안건은 비교적 순조롭게 심의위를 통과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식품을 제조하고 조리해 판매하는 영업자는 영업소별 또는 주방 구획별로 하나의 사업자만 영업신고를 할 수 있다. 한 주방을 다수 사업자가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심의위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단일 주방시설을 공유하는 복수 사업자가 영업 신고를 하는 것과 공유주방 내 생산 제품을 B2B 유통‧판매할 수 있는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단 실증범위는 ‘위쿡 사직지점’으로 한정한다. 추가 지점을 설립하려면 식약처와 협의해야 한다. 전국에 둘 수 있는 지점 수는 35개지점(수도권 15개 지점)으로 제한했다.

또 안전한 식품 위생 관리를 위해 별도의 위생관리를 위한 책임자 지정‧운영, 제품별 표시사항 기재 및 유통기한 설정, 분기별 자가품질검사 실시 등 조건을 부과했다.

식약처는 실증특례 사업의 진행 상황 및 성과를 바탕으로, 단일 주방 시설에 복수 사업자의 영업신고를 허용하는 공유주방 관련 법적 기준을 마련한다. 공유주방 내 생산식품의 B2B 유통·판매를 허용하는 규제 개선(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 필요)도 추진한다.

◇ 1~2월 접수됐으나 아직도 통과 못한 ‘모인’과 ‘벅시’

모인은 1월 가상통화를 매개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또 기존의 프리펀딩 방식 및 가상통화 매개(임시허가 부여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때, 현행 소액해외송금업 송금한도를 상향 요청하는 내용의 실증특례도 함께 신청했다.

모인 서비스 화면.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가상통화 매개 소액해외송금업 등록 기준은 불명확하다. 은행에 비해 소액 해외송금업자에 적용하는 낮은 송금 한도는 소비자의 서비스 활용범위를 제한한다.

하지만 가상통화 매개 해외송금 서비스로 인한 기대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심의위원 간 의견은 팽팽히 맞섰다. 찬성파는 저렴한 수수료 및 빠른 송금 속도 등을 기대했지만, 반대파는 자금세탁 위험 및 가상통화 투기 과열 등 전체 국민들의 피해와 손실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과기정통부는 추후 관계부처간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심의위원회 상정을 추진한다.

벅시와 타고솔루션즈는 코나투스와 함께 2월 과제를 접수했다. 여객자동차법상 택시의 다중운송계약 (합승)은 불가능하며, 요금도 정액으로 책정한다. 택시업계와 법인 간 새로운 서비스 요금 모델을 내놓기 어렵다. 또 10인승 이하 렌터카의 운전자 알선은 금지사항이다. 고객이 렌터카를 주사무소나 영업소 이외 지역에 반환할 경우 15일 이상 상시 주차나 영업이 불가능하다.

심의위는 6~10인승 렌터카에 대한 친환경차 허용 여부 등 추가적인 관계부처 검토를 거쳐 추후 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재상정한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코나투스 합승 중개서비스는 승객이 원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므로 일반적 합승과 다르다"며 "벅시는 3차위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내용을 수정·검토 중이며, 이후 처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2~3월 접수 후 지연한 3개의 안건에 대해서는 "해당 안건들에 대해서 사전 검토위원회를 한번씩 진행했다"며 "그 중 일부는 이해관계자 관련 이슈가 있어 한 번 더 사전검토위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 SKT의 LTE망 활용 태양광 발전 모니터링 서비스 가능해져

대한케이불은 4월 SK텔레콤의 LTE망을 통해 태양광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매제공 의무서비스 재판매사업’ 등록을 면제하는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도매제공의무사업자(SKT)의 LTE망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도매제공의무서비스 재판매사업(납입자본급 30억원이상)’으로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납입자본금 30억원 조건은 태양광 발전 모니터링 서비스라는 사물인터넷(IoT) 전용 사업 성격상 과한 금액이다.

심의위는 대한케이불에 ‘도매제공의무서비스 재판매사업’ 등록 없이 SK텔레콤의 LTE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이 밖에도 인스타페이의 QR코드를 기반으로하는 O2O 결제 서비스도 임시허가를 했다. 시설물·전단지·신문·방송 등 광고매체에 특정 상품의 결제조건을 담은 QR코드를 스캔하면, 상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다. 단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만약 ‘통신판매업 신고 대상이지만 신고를 하지 않은 업체’와 제휴하는 경우, 인스타페이가 미신고 제휴업체를 대신해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에게 부과되는 책임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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