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귀국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상황 심각, 화이트리스트 제외 대비 지시한 듯'

입력 2019.07.14 16:05 | 수정 2019.07.15 00:0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귀국 다음날인 13일 임원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6일간의 일본 출장 결과, 한일 양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대했던 12일 한일 정부 당국자간 양자협의도 성과 없이 끝나자, 비상 대응 체제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고 판단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3일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주요 임원과 긴급 회의를 열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일본 정부가 수출 통제하는 핵심 품목 관련 분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 조선일보DB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출장 결과 공유 및 한일 양국 정부 양자협의 결과를 논의했다. 특히 일본 출장 결과,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끝나기 힘들 것이란 현장 분위기를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처를 주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 나오는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조달에 성공했다는 내용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12일 양국 정부 협의 결과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직접 결과물을 갖고 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이미 수립한 비상 대응 계획인 ‘컨틴전시 플랜’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3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부품 이외에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했을 경우에 맞게 대응전략을 수립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본으로 홀로 넘어가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은 본인이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한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일본 사태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 미중 통상전쟁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로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본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치적 문제로 기업이 피해를 보게 해서는 안된다"며 조속한 해결을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일본 전문가 50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90% 넘는 전문가들이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빠른 해결을 위해 정부가 ‘외교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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