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학단체 "병역특례 축소 검토 철회하라"

입력 2019.07.15 12:45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 움직임에 과학기술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연구요원제도는 병역 자원의 일부를 병무청장이 선정한 지정기관의 연구개발 업무에 투입하는 병역의무 대체 복무제도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한국 대표 4대 과학기술 기관은 15일 국방부가 논의 중인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 계획 철회와 수요에 맞는 확대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4대 기관이 공동 의견으로 성명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4대 과학기술 기관 로고. / 각 기관 제공
정부의 전문연구요원제도 도입 검토는 유럽연합(EU)의 노동권 보장 등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요구에 따라 추진됐다.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EU는 ILO 핵심 협약 비준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ILO 핵심 협약에는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제87호와 제98호, 강제노동금지를 담은 제29호 등이 있다.

한국은 2007년 8월 공익근무가 ‘강제 노동’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ILO 측은 공익근무 역시 협약 적용의 예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병력특례법에 따라 운용하는 ‘전문연구요원’ 역시 ILO 혁심 협약 위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계는 전문연구요원제도는 ‘특혜’가 아니라 ‘특례’라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이다. 병역 의무를 대체하고, 본인이 입영을 원할 경우 입대도 가능하다. ILO 협약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연구요원제도 운영에 따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중소기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6년 기준 전문연구요원제도 운영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조3247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4623억원, 고용유발효과는 4393명이다.

4대 기관은 공동성명서에서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국내 이공계대학원의 인적 자원의 붕괴와 고급두뇌의 해외유출의 가속화가 더 심각해질 것이다"며 "한국의 압축 성장을 견인한 고급인력 확보에 지장을 초래해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또 "국방력 강화는 과학기술력 기반의 국가경쟁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고, 우수 연구인력 확보는 그 필수요건이다"며 "전문연구요원은 병역특혜 차원이 아니라 대체복무고, 핵심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도입 취지인 만큼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30% 이상 증원하는 것이 시대에 맞는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4대 과학기술 단체가 발표한 공동 성명서 원문이다.

국가경쟁력과 국방력 강화를 위해 전문연구요원제도는 유지되고 확대되어야 합니다.

전문연구요원제도는 병역자원의 일부를 병무청장이 선정한 지정기관에서 연구개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병역의무를 대체하게 한 복무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40여 년간의 시행 과정에서 이공계 인재들이 경력단절 없이 연구활동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국가 과학기술발전의 동력이 되도록 기여했고,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체 등 연구계, 산업계의 핵심인력 확보와 고급인력 해외유출 방지 등의 유인 효과를 창출했다. 일례로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2017)에 따르면, 전문연구요원제도는 2016년 기준 1조324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4623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4393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만일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국내 이공계대학원의 인적 자원의 붕괴와 고급두뇌의 해외유출의 가속화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한국의 압축성장을 견인한 고급인력 확보에 지장을 초래해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우수인재 확보를 통한 국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가 전 세계적인 핵심 과제가 되고 있음에 비추어, 이런 조치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저출산 등 사회 변동에 의해 병력 충원에 어려움이 있음은 이해하나, 신성장동력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전문연구요원제도의 축소로 고급두뇌 양성 지원의 제도적인 기반을 훼손하는 것은 더 큰 손실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계는 이공계 우수 연구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국내 대학원이 전문연구요원제도의 경쟁 격화 등으로 정원 미달의 늪에 빠지고 있는 현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도 전문연구요원제도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국방력 강화도 과학기술력 기반의 국가경쟁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고, 우수 연구인력 확보는 그 필수요건이다. 따라서 전문연구요원은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30% 이상 증원하는 것이 시대에 맞는 조치라 할 것이다. 제도의 도입 취지가 병역특혜 차원이 아니라 대체복무이고, 핵심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시대적 요구와 과학기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최근 국방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문연구요원제도의 축소 계획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고, 오히려 수요에 맞게 확대할 것을 호소합니다.

2019. 7.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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