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리브라 청문회...개인정보보호와 금융규제 '주목'

입력 2019.07.16 06:00

페이스북 암호화폐(가상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암호화폐 업계는 미국 의회와 페이스북이 어떤 논의를 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각에선 미국 달러화와 패권 경쟁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금융권 규제가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 상·하원은 리브라가 세계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7월 16일과 17일(현지시간) 청문회를 연다. 미국 상원은 대화를 통해 알아가자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하원은 ‘IT기업 금융기관화 금지(Keep Big Tech Our of Finance Act)’ 법안 초안을 발의하는 등 눈에 띄게 견제하는 모습이다. 청문회에서 나올 관전 포인트 몇 가지를 짚어본다.

◇ 달러에 도전하는 리브라...‘독립 주체 VS 달러화 공존’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에 페이스북 이용자뿐 아니라 계좌가 없는 세계 17억명에 달하는 이들에게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송금·결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페이스북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 금융 결제 시스템을 아우르겠다는 포부가 담긴 셈이다.

일각에선 이를 이유로 리브라가 미국 달러화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리브라를 견제하는 듯한 트윗을 게재한 것도 그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미국 의회가 이번 청문회에서 리브라가 미국 달러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들여다 볼 여지가 높은 이유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 헤드는 페이스북이 이번 청문회에서 리브라의 디지털 화폐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페이스북이 리브라는 달러 패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며 독립 주체로써 리브라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7월 12일 ‘페이스북 리브라 청문회 관전포인트’ 보고서에서 "리브라가 디지털 화폐 특이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며 "법정 통화에 어떤 제약도 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은 이미 연준과 리브라 관련 논의를 거쳤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디지털 화폐가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연준은 리브라가 달러를 위협하지 않는다 판단했다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페이스북이 달러화와 리브라 공존으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단 법무법인(유한) 한별 변호사는 "페이스북은 미국 연준을 벤치마킹해 리브라 모델을 공개했다"며 "달러 발행권을 가진 미국 연준은 국가 소유 은행이 아니라 민간은행이기 때문에 국가 소유가 아닌 페이스북 역시 이같은 모델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 받나…"은행과는 다른 방법 모색할 것"

미국 의회가 이번 청문회에서 어떤 규제를 리브라에 적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G20(주요 20개국)은 6월 20일 공동 성명에서 "디지털 자산은 글로벌 금융 안정성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이를 근거로 미국 의회가 당장은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기존 금융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본다. 당시 G20은 암호자산을 포함한 기술 혁신이 금융 시스템 및 경제 전반에 상당한 혜택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체인파트너스 측은 페이스북이 G20 입장과 맥을 나란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중섭 리서치 헤드는 "페이스북은 리브라가 금융 소외 계층을 돕는 혁신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런 장점을 적극 내세워 달러화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 의회가 규제를 가하더라도 기존 법을 적용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서희 법무법인 (유한) 바른 변호사는 "리브라에 기존 은행과 동일한 규제를 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리브라 노드 구성원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은행과 동일한 규제 보다는 (디지털 화폐와 관련해) 다른 방식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덕우 법무법인 (유한) 동인 미국변호사는 페이스북 측이 납득하지 않더라도 국가는 어떤 형태로든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금융권에 준하는 업무를 한다면 당연히 관련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페이스북이 이를 피하더라도 (정부는) 각 금융기관이 페이스북과 거래를 못하게 하도록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방법을 내놓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개인정보보호 전과 있는 페이스북...개인정보보호 관련 조건 붙나

이번 청문회에서 개인정보보호 논란도 다시 쟁점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페이스북은 5000만명의 사용자 데이터 유출 사태를 낸 전과가 있다. 의회가 이를 쉽사리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암호화폐 업계가 리브라에 가장 주목하는 것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지갑 자회사인 칼리브라로 금융권까지 손대면 개인정보뿐 아니라 금융정보까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체인파트너스는 보고서에서 페이스북은 이번 청문회에서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 등에 관련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인파트너스는 "페이스북은 리브라와 칼리브라(Calibra·페이스북의 암호화폐 지갑 관련 자회사)가 별도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금융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은 칼리브라이기 때문에 노드에 불과한 페이스북이 칼리브라를 쥐락펴락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서덕우 변호사는 "이미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전력이 있다"며 "미국 의회는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호락호락하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청문회는 미국 의회가 리브라 프로젝트를 더 알아가고 향후 규제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미국 의회는 페이스북 개인정보 이슈가 터진 지 얼마 안됐는데, 업체가 (혁신을 향해) 너무 빨리 간다고 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가 개인정보보호 관련 입장을 이번 청문회에서 더욱 분명히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서희 변호사는 "페이스북 개인정보와 리브라 금융 관련 개인정보가 완벽히 분리돼야 한다는 조건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며 "페이스북은 향후 개인 동의를 통해 이를 결합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본다. 동의를 받으면 규제 근거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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