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장관이 페이스북 암호화폐(가상화폐) 프로젝트 ‘리브라’에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지 CNBC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각)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페이스북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서 "페이스북이 내놓은 디지털 화폐는 자금세탁과 테러 용도로 쓰일 수 있다"며 "이는 국가 안보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그간 사이버 범죄와 조세 회피, 갈취, 랜섬웨어, 마약, 인신매매 등에 사용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 디지털 화폐 출시는 편하지 만은 않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의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브라를 비판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그는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와 관련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1일 트위터에 "나는 돈도 아니고 가치 기반 조차 없는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 지지자가 아니다"라며 "규제되지 않는 암호화폐는 마약 거래 등 불법 행위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미국 재무부를 만족시키기까지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이 므누신 장관 입장이다. 그는 "페이스북은 자금세탁방지 등 범죄 가능성에 여러 조치를 취하기 앞서 우리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데이비드 마커스 리브라 총괄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발언서에서 "규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 출시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리브라가 핀테크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다며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 사전 감독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브라가 출시되지 않는다면 다른 암호화폐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남겼다. 그는 "미국이 디지털 통화와 결제 산업에서 혁신을 선도하지 못하면 그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