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인의 디지털경제] 기술이 발전하면 범죄도 발전한다 : ③암호화폐를 내세운 금융범죄 유형

  •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캠퍼스 前 학장
    입력 2019.07.16 14:16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블록체인, 암호화폐(가상화폐)와 관련된 금융범죄와 사기사건이 급격히 증가했다.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후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경우다. 집계조차 되지 않은 피해자가 상당하며, 피해 발생도 계속 이어진다.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산업을 백안시하고 거래소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유도 이러한 금융범죄 탓이다. 이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사칭한 사기 유형을 몇 가지로 구분해 총 4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최화인의 디지털경제] 기술이 발전하면 범죄도 발전 : ①암호화폐를 내세운 금융범죄 유형
    [최화인의 디지털경제] 기술이 발전하면 범죄도 발전 : ②암호화폐를 내세운 금융범죄 유형

    7. 외환거래와 금융 플랫폼 내세운 다단계 사기

    암호화폐를 내세운 금융사기는 최신 동향에 민감하다. ICO가 유행일 때는 ICO를 내세우고, 거래소가 대세일 때는 거래소를 이용해 사기를 친다.

    2018년 하반기부터 금융 디지털화와 맞물린 암호화폐 역할론이 대두되자, 그 틈새를 파고들어 암호화폐 기반 파생금융상품으로 사람들을 꾀고 있다.

    FX 마진거래를 내세운 암호화폐 투자도 이 방식에 속한다. 기존 FX 마진거래 사기형태에 암호화폐를 얹어 더 복잡한 방식의 사기로 진화한 셈이다.

    이 유형 사기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파생금융상품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다. 특히 이종 통화 간 환율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FX 마진거래는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어려운 블록체인 기술에 각종 금융 용어까지 섞어가며 수익구조를 설명한다. 하지만 투자자가 수익구조를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현실적으로 수익모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투자자가 이해할 수 없도록 어렵고 복잡하게 설명한다.

    동시에 이들은 고정적인 일평균 수익률을 제시한다. 또 기간에 비례해 누적된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유혹한다. 피해자는 결국 수익구조 이해는 포기한 채 반년 안에 원금의 50%가 넘는 고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말만 생각하고 투자를 하게 된다.

    또한 이런 투자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방식을 따른다. 투자자는 본인 투자금의 직접적인 투자수익 이외에도, 주변 사람들을 투자자로 가입시켜 그에 따른 인센티브와 본인이 유치한 신규 투자자 투자금 일부를 지속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된다.

    실제 초기 투자자들에게는 약정했던 수익을 실현시켜준다. 하지만 실제 이 돈은 투자수익이 아니라 신규가입자 투자금, 즉 ‘투자금 돌려막기’일 뿐이다.

    단기간 고수익을 경험한 이들은 ‘순환마케팅’ 기법에 원금과 수익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한다.

    본인계정 지갑 속 비트코인 숫자는 늘었지만 실제로는 출금이 되지 않는다. 수익금뿐 아니라 투자원금도 출금을 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지속되면 이걸 자체 발행 코인으로 대신 지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앞서 말해왔듯이 다른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는 자체 발행 코인은 금전적으로 아무 가치가 없다.

    이런 사기유형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성행한다. 4월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암호화폐 투자플랫폼과 컨설팅 등을 내세운 투자사기에 공동 경고문을 발표했다.

    두 기관은 또 투자사기업체의 주요 특징으로 ▲손실 위험 없는 지속적인 고수익 보장 ▲투자사기의 모순을 숨기기 위한 복잡한 수익구조 ▲요구하지 않은 투자상품의 권유 ▲영업지역이 비영어권임에도 미국 등의 연락처 제공 ▲조건이 과도하게 좋은 투자 ▲지금 당장 사야하는 압박 등을 들었다.

    만약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글로벌 금융업체가 미국 소재라면 반드시 SEC 사이트를 이용해 등록상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사이트에서 미등록 또는 미승인으로 뜬다면 사기업체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8. 공공성과 유명인 마케팅을 하는 사기성 프로젝트

    이 유형은 암호화폐 공개(ICO) 단계 및 거래소 상장 절차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프로젝트 자체가 사업성이 없어 수익을 거둘 수 없음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내걸고 ICO를 진행한다. 코인발행에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를 이유로 사업성공 부담 없이 ICO와 거래소 상장을 통해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

    실제 상당수 프로젝트가 사업추진 의지 없이 단순히 코인판매를 통한 수익만을 목적으로 진행한다. 좋은 BM을 가진 프로젝트라고 해도 이런 위험성은 동일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프로세스 관리가 마련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들은 보통 환경과 기아 해결, 난민구제 등 공공성이 있는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백서는 대체로 유명인과 찍은 사진 및 봉사활동 사진으로 채워진다. 기술설명이나 사업모델과 수익발생 구조적 설명은 부실하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백서가 기술설명보다 이런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면 주의 깊게 봐야한다.

    백서란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사업모델 차별성 및 수익구조, 기술진, 참여인력 등을 설명하기 위한 용도이지 사진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유명인 마케팅은 일반인에게 공신력을 제공하는 근거가 돼 ICO 및 거래소 상장에서 마케팅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 같은 유형 중 ‘탄소배출권’을 표방한 프로젝트가 상당히 많다. 정부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사서 개인 환경보호 활동 리워드로 제공하고, 여기서 받은 리워드 코인으로 상품구매나 다양한 서비스 이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탄소배출권’은 기업을 대상으로 거래하는 상품이지 개인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물론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 자전거를 타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은 지구 전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행위가 맞다. 하지만, 이런 개인의 환경보호활동이 ‘탄소배출권’과 연계해서 수익으로 돌아올 방법은 없다. 만약 ‘탄소배출권’을 내건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거나 관련 코인을 산 구매자라면 백서 내용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보길 바란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투자를 안 하는 게 낫다.

    ※ 또 다른 사기 유형은 4편에 이어집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화인 한국블록체인협회 블록체인캠퍼스 전(前) 학장은 연세대에서 학사와 문학 석사를,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받았다. 한국블록체인협회에서 블록체인캠퍼스 학장·자율규제위원회 규제위원·자문위원을 맡아 거래소 자격심사,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관한 정책대응 및 교육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