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일본업체들이 최근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시행 2주 동안 확인된 것만 3건이다. 이들 업체들은 행사 취소가 최근 양국 갈등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직결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른 일본 업체들도 ‘일제 불매운동'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 영향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일 테크 전쟁’ 여파를 그대로 맞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닛산은 하반기 주력 차량 ‘알티마' 출시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했으나 최근 진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날 예정한 언론 시승행사도 접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신차 출시를 대대적으로 알리는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업계는 닛산 회사명이 ‘일본산(日産)’임을 감안할 때 불매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자동차・카메라업체들은 대외적으로 한일 갈등에 따른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내심 불똥을 우려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올 상반기 선전해 하반기에도 기대가 컸던 상황"이라며 "다만 일본 브랜드가 프리미엄 위주여서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산 불매운동을 20~30대가 주도한다.조인수 전자랜드 용산점 영업팀장은 "최근 생산처를 묻는 고객이 부쩍 늘었는데 대부분 젊은층"이라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젊은층이 많이 참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서 마땅히 대체 상품이 없는 일본 카메라 업계는 아직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그래도 파장을 지켜본다. 카메라업계는 과거 불매 운동 여파가 크지 않았던 전례를 거론하면서도 이번 갈등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일본 카메라업체 한 관계자는 "한일 갈등이 심해진 이후 한국시장 동향을 일본 본사에 전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12일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 ‘일본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12%에 불과했다.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 ‘참여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7%로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