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파이브가 공유오피스 사업을 넘어 종합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또 공유 주거와 공간 리모델링 B2B(Business to Business) 서비스도 시작한다. 이를 위해 390억원 규모 투자를 최근 마무리했다.

패스트파이브는 18일 서울 강남구 패스트파이브 강남 4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는 "공유 오피스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패스트파이브는 39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 유치 소식도 함께 알렸다.

(왼쪽부터) 김대일·박지웅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 4호점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패스트파이브 제공
(왼쪽부터) 김대일·박지웅 패스트파이브 공동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 4호점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패스트파이브 제공
◇ 공유오피스에서 전용펀드·B2B 사업까지

박 대표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새로 건물을 짓고 분양하는 걸로는 더 이상 가치 창출이 어려운 저성장기로 접어들었다는 설명으로 운을 뗐다. 건물 공간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임대와 분양 관점이 아닌, 하나의 서비스(Service as a Real estate)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패스트파이브가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패스트파이브가 최근 ‘라이프온투게더'라는 공유주거 실험을 시작한 이유기도 하다. 기존 주거 공간은 임대차 계약을 맺고 공간만 빌리는 것으로 끝났다면, 라이프온투게더는 자고 먹는 개인 생활부터 피트니스 센터, 커뮤니티 활동까지 주거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 건물 안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서의 공간이다. 라이프온투게더는 오픈 두 달 만에 계약율 100%를 완성했다.

패스트파이브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이지스 자산운용, 마스터 투자운용 등 자산운용사와 협업해 ‘패스트파이브 전용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로 아예 건물 자체를 매입하기 위해서다.

자산운용사가 펀드로 건물을 매입하면 패스트파이브가 이를 주거 및 사무 공유공간으로 조성한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매입 비용 이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이득이다. 패스트파이브도 기존 임차 방식보다 안정적으로 공간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패스트파이브의 ‘서비스로서의 부동산' 실험은 B2B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패스트파이브는 200인 이상 기업 대상 공간 구성 서비스인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Powered by FASTFIVE)’도 선보일 계획이다.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는 서울 전역의 이면 도로 건물을 200인 규모 기업 전용 공간으로 리모델링해주는 서비스다. 기업의 요구조건에 맞춰 부동산 매물 선택부터 사무공간 인테리어, 시공, 커뮤니티 매니징 등 업무 공간 세팅부터 운영까지 공간과 관련된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으로 제공한다.

기존 공유오피스도 지점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15년 1호점 오픈 이후 올해 7월 기준 패스트파이브는 1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3년 내에 40호점까지 확대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공유 오피스 입주자는 출퇴근 셔틀버스나 영상 스튜디오,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공유주방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현재 공유주방 서비스 업체 고스트키친에 투자했다"며 "고스트키친과 함께 긴밀하게 사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패스트파이브의 공유주거공간 ‘라이프온투게더’./ 패스트파이브 제공
패스트파이브의 공유주거공간 ‘라이프온투게더’./ 패스트파이브 제공
◇ 위워크부터 대기업까지 경쟁나서…패파의 실험 성공할까

공유 오피스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600억원 규모였던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연 평균 63% 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시장 규모만 7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경쟁업체들도 속속 등장한다. 소규모 공간 중심 공유 오피스부터 대기업이 지원하는 공유 오피스 공간들도 늘고 있다. 현재 패스트파이브는 한국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는 위워크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늘어나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패스트파이브는 다른 업체와 달리 이미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췄다며 자평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들도 공유 오피스 시장에 뛰어든다는 소식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양적 확대를 꾀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위워크는 해외 회사다보니 국내 회사만큼 국내 시장 이해도와 친밀도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파이브는 공유 오피스의 주 이용자인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향후 10년 내에 한국 공유오피스 시장의 20%를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박 대표는 "패스트파이브는 공유 오피스 뿐만아니라 주거 등 공간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서비스로 부동산을 혁신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함께 하겠다"며 "시공과 건설을 중심으로 하던 부동산 시장을 콘텐츠와 서비스로 혁신한 첫 번째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