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통화로 고객을 상담했던 콜센터가 이메일, 채팅, 원격제어 등 다양한 경로로 고객과 소통하는 콘택트센터로 진화했다. 콘택트센터는 고객의 목소리를 단순히 듣기만 하는 창구가 아니다. 고객의 감정과 상담 내용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NICE(나이스)는 상담원이 고객과 대화한 녹취 내용을 분석해 고객 서비스 개선을 돕고 상담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솔루션 제공 업체다.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NICE는 한국 녹취 솔루션 시장에서 2~3년 내 20%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IT조선은 최근 대런 러시워스 NICE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 앤드류 힌드마치 아시아태평양지역 채널 부사장, 안영철 한국지사장 등을 만나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상세히 들었다.

러시워스 사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려면 고객의 상담 내역을 정확히 전수조사·분석해주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라며 "글로벌 규정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NICE의 솔루션을 콘택트센터에 적용하면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런 러시워스 NICE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 / 이진 기자
대런 러시워스 NICE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 / 이진 기자
◇ 포춘 100대 기업 중 85곳이 ‘NICE’ 외쳐

NICE는 1986년 창립했다. 음성녹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콘택트센터, 주식거래, 고객 비접촉 부서에서 활용하는 주요 솔루션을 제공한다. 본사는 이스라엘 라아나나에 있다. 글로벌 직원 수는 6200명, 연매출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포춘 100대 기업 중 85곳이 NICE 솔루션을 이용 중이다.

NICE에 따르면 콘택트센터가 창출하는 글로벌 시장 규모는 332조원이며, 북미 지역에서 44%의 매출이 나온다. 한국시장은 각사의 매출과 상담사 인건비 등을 모두 포함해 연간 3조~4조원 규모다. 한국 콘택트센터에서 활용하는 솔루션(PBX·CTI·녹취·앱 등)만 살펴보면 실제 시장 규모는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추산할 수 있다.

러시워스 사장과 힌드마치 부사장은 첫만남부터 ‘나이스’했던 한국에서의 기억을 되새겼다. 코리안 바베큐, 소맥, 그리고 술자리 게임이 한국을 떠올리는 이미지라며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러시워스 사장은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오라클에서 21년, SAP에서 5년간 일한 SW 분야 전문가다. 2017년에 NICE의 아태 및 중동 지역 사장을 맡았다. 힌드마치 부사장은 과거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기업 어바이어에서 일했다. 2018년 2월 NICE에 합류해 아태 및 중동 지역 채널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NICE는 녹취 솔루션, 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한 ‘퀄리티 매니지먼트 솔루션’, 상담 업무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워크 포스 매니지먼트’ 솔루션 등 3개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모든 솔루션에 AI, 머신러닝,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다.

워크 포스 매니지먼트는 과거 자료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분석 솔루션이다. 시장상황과 특정 날짜에 따라 얼마나 많은 상담원이 필요할지 사전 예측을 해준다. 이 솔루션은 처브, 마이크로소프트, 시티뱅크, 컴캐스트 등이 쓴다.

NICE의 콘택트센터 업무 자동화 솔루션(RPA)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각광받는 기술이다. RPA는 사람과 기계가 협력하는 업무자동화 기능으로 더 나은 서비스와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이케아, 페덱스, 쉘 등 글로벌 기업이 이 솔루션을 도입했고 국내에는 롯데홈쇼핑이 사용 중이다.

NICE는 최근 상담사가 고객 확인을 위해 묻는 번거로운 절차를 줄이고자 화자인증 솔루션(RTA)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목소리로 고객 인증을 돕는다. 빠르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나이스는 클라우드 솔루션도 제공 중이다. NICE는 3년 전 콘택트센터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기업인 ‘인콘택트’를 인수했다. NICE 클라우드 솔루션은 1조6000억원의 연매출 가운데 30%(5조3000억원)쯤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러시워스 사장은 "인콘택트 주가는 최근 2년간 두배 올랐고, 최근 4년간 기업가치도 네배 높아졌다"며 "이같은 시장의 반응은 NICE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고 말했다.

앤드류 힌드마치 아시아태평양지역 채널 부사장. / 이진 기자
앤드류 힌드마치 아시아태평양지역 채널 부사장. / 이진 기자
◇ "한국 녹취 솔루션 시장 점유율 20% 확보할 것"

NICE는 녹취, 분석, 워크 포스 매니지먼트 등을 하나로 묶은 워크 포스 옵티마이재이션(WFO) 분야 아태지역 1위 사업자다. 하지만 한국의 콘택트센터 시장은 아직 분석 솔루션 활용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다. NICE는 한국 콘택트센터 시장 상황에 맞춰 먼저 녹취 솔루션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며, 주요 고객은 금융 및 리테일 기업이다.

러시워스 사장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NICE의 장점으로 고객 관리 시스템을 꼽았다. NICE는 한국에 임직원을 상주시키며 파트너사와 함께 고객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병행한다. 다른 글로벌 경쟁사가 한국에 직원을 상주하지 않는 것과 차별화 된다.

그는 "탄탄한 파트너 에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며 "NICE는 파트너와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있는 직원을 한국에 상주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영철 한국지사장은 NICE가 한국 지사를 만들고, 파트너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영입한 인재다. 안 지사장은 힌드마치 부사장과 함께 어바이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힌드마치 부사장은 "콘택트센터 분야에 정통한 천재같은 사람보다는 한국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객과 파트너를 잘 아는 믿을만한 인재가 필요했다"며 안 지사장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NICE는 한국 녹취 솔루션 시장에서 동방, 베린트 등을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했다. 클라우드 솔루션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화자인증 솔루션의 경우에는 뉘앙스와 같은 회사가 경쟁사다.

힌드마치 부사장은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하는 기존 솔루션 기업과 경쟁에서는 녹취 솔루션 외 콘택트센터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 제공으로 극복하겠다"며 "2~3년 내 한국 녹취 솔루션 시장에서 20%의 점유율(80억~1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