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2019년 하반기 사장단 회의 ‘LOTTE Value Creation Meeting(이하 VCM)’이 20일 끝났다.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불매운동이 속속 현실화되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공감’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롯데 VCM은 사업군별 중장기 전략 공유 후 ‘Internal IR’이라는 부제 아래 가상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지막날 20일에는 신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BU장, 금융사 포함 58개사 대표이사와 임원 140명쯤이 참석해 VCM을 리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 투자 결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이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 회장은 급변한 사회 환경과 다양한 리스크를 언급하며 위기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가장 강조한 것은 ‘공감(共感)’이다.

신 회장은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 받는다고 지적하고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지주 제공
이어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며 안정적이던 사업이 단기일에 부진 사업이 될 수도 있다며 투자 진행 시 철저한 수익성 검토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요소를 반드시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권한 이양, 기동력 있는 의사결정과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우수한 젊은 인재 확보 및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를 기회로 더 크게 성장한 예를 들며 어떤 위기든 넘을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각 사의 전략이 투자자, 고객, 직원, 사회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대표이사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