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로 향하는 데 애쓰지 말고 화성으로 바로 가야 한다"

닐 암스트롱과 함께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마이클 콜린스(88)가 달 탐사에 다시 몰두하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의문을 제기했다.

1969년 7월 20일, 달 착륙 당시의 모습. / 출처: 유튜브

1969년 7월 20일,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가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했다. 위대한 업적 달성 50주년을 맞아 폭스뉴스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마이클 콜린스와 인터뷰하고 내용을 보도했다.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왼쪽부터)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 / 출처: 나사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왼쪽부터)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 / 출처: 나사
아폴로 11호 사령선의 조종사였던 그는 최근 나사가 세운 달 탐사 계획이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사는 지난 5월, 여성을 포함한 우주인 탐사단을 2024년까지 다시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의 초청으로 19일 백악관을 찾은 콜린스는 이 자리에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 트럼프가 "화성으로 가려면 달에 먼저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달을 거치지 말고 화성으로 직접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나도 동의한다. 누가 직접 달에 다녀온 이보다 더 잘 알겠느냐"고 말했다.

화성은 제2의 지구라고 불릴 만큼 지구와 유사하다. 지구가 모든 인류를 수용할 수 없을 때 대체 행성으로 유력하다. 다만 거리가 멀어 화성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지로 달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콘스텔레이션 프로그램’(Constellation Program)이다. 미국은 2000년 말에 화성 탐사를 위한 중간 기지로 달을 개발하는 이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실행하려면 기존 우주왕복선을 대신할 새로운 우주선과 로켓 개발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를 감당할 수 없자 당시 미국 정부는 프로그램을 폐기했다.

이후 나사는 화성 탐사에 집중해 결실을 봤다. 2018년 5월 5일, 탐사선 ‘인사이트호’를 발사해 같은 해 11월 26일, 화성에 안착시켰다. 콜린스는 이미 화성을 향해도 충분할 만큼 기술이 발전했는데 왜 달에 다시 투자하는지 묻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다시 달 탐사에 나선 배경으로 중국이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무인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발사해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달 뒷면 착륙은 인류 최초의 업적이다. 50년 전 미국은 달 앞면에 착륙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달에 기지를 세우고 2030년에는 사람을 달에 머무르게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항공우주 분야를 선도한다고 믿는 미국이 중국의 성장에 놀라 다시 달 탐사에 몰두한다는 해석이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를 끝으로 더 이상 달 탐사에 투자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에 비해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이유였다. 200억 달러를 들여 월석 380㎏을 얻었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콜린스는 오히려 민간 우주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블루 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스페이스X’에 대해 언급했다. "제프 베조스를 여러 번 만났는데 새로운 시각에 충격을 받았다"며 "일론 머스크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이들이 우주를 대상으로 선보이는 기술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두 인물이 투자하는 우주 기술이 인류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 회사는 모두 화성에 유인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밖에도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초소형 위성, 재사용 가능한 로켓, 민간 우주여행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