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자산관리를 핀테크에 맡기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어날 전망이다. 복잡해진 개인 자산관리와 은퇴 후 삶까지 살핀 기술이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고객 증가로 자산관리 시장도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
마크 쉐멘벡(Mark Schoenbeck) 케스트라 파이낸셜(Kestra Financial) 부사장 및 판매 책임자는 지난주 폭스비즈니스(FOXBUSINESS)와 인터뷰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가 자산관리 시장을 바꾸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점쳤다.
◇왜 베이비붐 세대인가
베이비부머는 전쟁 후 태어난 세대다. 서구에선 1946년생부터 1965년생까지를 지칭한다. 우리나라는 흔히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2010년대 초반 이후 이들이 은퇴기에 접어들었다. 세계 각국이 고령인구 부양, 노동력 확보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베이비부머 첫 주자인 1955년생이 내년 65세 이상 고령인구에 진입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0세 정년을 맞아 은퇴하는 인구가 연평균 8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는 인생 2막을 위해 고민할 것들이 많다. 대다수가 부모와 자식 부양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은퇴 이후 먹고 살 길도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개인 자산관리에 관한 전문적인 조언을 필요로 한다.
핀테크가 이들을 사로잡았다. 인공지능(AI)를 적용한 핀테크 기술은 복잡한 자산관리를 돕는다. 소비자 개개인이 처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 금융 조언이 가능한 덕분이다. 기존 금융투자사가 제공하던 획일적인 금융 자산관리 상품 및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상용화한 핀테크 서비스로는 인공지능(AI) 챗봇이 대표적이다. 챗봇은 편리함이 강점이다. 복잡한 질문에도 빠르게 대답한다.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한 맞춤 답변도 가능하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투자정보 제공에 주로 활용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언스트앤영(EY)은 효율성 덕분에 모바일 앱을 통한 자산관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9 글로벌 자산 관리 보고서(2019 Global Wealth Management Research Report)를 통해서다. 모바일 앱을 통한 자산관리를 선호하는 비율은 2016년 18%에서 2018년 41%로 2년새 23%포인트(p) 증가했다.
핀테크 산업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투자분석 및 자산관리 기업은 도전에 직면했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핀테크를 이용하는 비율이 늘어났다. 베이비부머가 핀테크에 새로 진입하는 세대라면 뒤따르는 X세대는 이미 핀테크에 익숙하다. EY에 따르면 3년 뒤 X세대 절반 이상이 핀테크를 사용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하는 자산투자 자문 서비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EY는 재정 관리에 보수적이거나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성향을 가진 고객은 여전히 기술이 아닌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전문가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 쉐멘벡 부사장은 "고객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건 기술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기술과 달리 금융전문가는 사적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로 섬세한 조언을 건넬 수 있다"고 말했다.